"유럽경제지역 탈퇴는 별개 문제
EU 단일시장에 남아야" 소송
[ 박종서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사진)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권을 제한하는 법정 소송이 또다시 제기될 전망이다.
의회 승인 없이 메이 정부가 독단적으로 브렉시트 협상을 개시할 수 없다는 주장이 고등법원에서 받아들여진 데 이어 이번에는 영국 정부가 유럽연합(EU) 단일시장을 임의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소송이 대기 중이다.
12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친(親)EU 성향의 싱크탱크 ‘영국의 영향력’ 설립을 주도한 피터 윌딩 등은 영국의 EU 단일시장 잔류를 위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 6월 국민투표로 브렉시트를 결정한 것은 EU 탈퇴일 뿐 유럽경제지역(EEA) 탈퇴 여부는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EEA에서도 빠지려면 별도의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영국 언론들은 윌딩 등이 법적 다툼을 시작하려는 이유가 ‘소프트 브렉시트’라고 분석했다. 소프트 브렉시트는 영국이 이민자를 어느 정도 받더라도 EU 단일시장 접근권을 유지하는 방안이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방법론을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다만 “브렉시트는 브렉시트”라고 언급해 이민자를 막고 EU 단일시장도 포기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추진하려 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영국 법원이 EEA 탈퇴 시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메이 총리의 협상권은 크게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더타임스는 “의회는 브렉시트를 선호하지만 EU 단일시장 포기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며 “메이 총리가 힘겨운 싸움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 3일 고등법원이 브렉시트 협상을 하려면 의회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판결하자 대법원에 제소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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