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의 8대 유엔 사무총장직에서 오는 31일 퇴임하는 반 총장은 이날 오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고별연설'을 통해 193개 회원국 대표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자신은 6·25전쟁 후 유엔의 지원으로 먹고, 유엔이 지원한 책으로 공부했다고 소개한 반기문 총장은 "나는 유엔의 어린이(a Child of the UN)" 라면서 "내게 유엔의 힘은 결코 추상적이거나 학문적이지 않은 내 삶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특히 "유엔의 가진 연대(solidarity)는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며 "유엔에서 재직하는 동안 이 깊은 감사의 마음이 매일 더 커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국인 한국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나의 가장 진심어린 감사를 표하고 싶다" 며 "지난 10년 그들의 전폭적 지원은 제가 세계 평화, 개발, 인권을 위해 자랑스럽게 일하는데 있어 격려의 원천이었다"고 말했다.
반기문 총장은 "(총장으로서) 나는 인간의 존엄과 권리에 초점을 맞췄고, 힘없고 뒤처진 사람들의 편이 되려고 노력했다" 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면 미래 세대는 평화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와 분쟁, 난민사태, 질병과 재난, 기후변화 등의 난제를 만났지만 "이런 엄청난 어려움에도, 우리는 수천만 명의 인명을 구하고 보호하는 데 힘을 합쳤다"라고 회원국들에 감사를 표했다.
반 총장은 이어 "내가 목격한 것은 가장 절박한 위기에 맞서는 국제사회의 단결의 힘"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공적으로 꼽히는 파리기후협정과 유엔의 미래 개발 청사진인 '2030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에게 더 안전하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계를 향한 길을 열었다"고 자평했다.
유엔의 과제로 주제를 옮긴 반 총장은 지구촌에는 고통과 분쟁, 여성·아동에 대한 폭력과 착취, 인종 간 증오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일깨웠다. 그는 "모든 사람은, 어디에서든, 빈곤과 공포에서 벗어나 살 수 있는 권리를 지닌다"면서 "이런 목표와 이상은 사치품도, 흥정물도 아니며 오늘날 사람들이 마땅히 누려야 하고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총장은 "여러분 모두의 지원, 유엔의 고귀한 목표와 원칙에 대한 여러분들의 신념에 대해 감사한다"는 말로 연설을 마쳤다. 이날 총회에서 세계 5개 지역 대표들은 차례로 반 총장의 공적을 평가하고 감사를 나타내는 연설에 나섰고, 반 총장은 이에 대한 화답으로 마지막 연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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