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02일(11:0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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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턴투자운용이 센터포인트 광화문 빌딩의 매각으로 받은 성과보수를 어떻게 직원들에게 나눌지를 두고 부동산 운용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백억원대의 성과보수를 운용사가 받은 전례가 드물다는 점에서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마스턴투자운용은 센터포인트 광화문 빌딩을 코람코자산신탁에 매각하면서 140억원대의 성과보수를 받았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이 빌딩을 2012년 쌍용건설로부터 2140억원에 사들여 우량 임차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유치, 건물 가치를 크게 끌어올렸다. 최종 매각가는 3024억원이었다.
거래가 지난 9월 완료됐고 보수도 지급됐지만, 운용역들에게 나눠줄 인센티브의 총 규모와 분배안을 놓고 마스턴 측은 장고(長考)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김대형 대표는 평소 가깝게 지내는 국내·외국계 운용사 대표는 물론 증권사 IB 관계자를 만나 인센티브 분배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고, 12월 안으로는 어떻게든 결론을 낼 계획이라는 뜻을 내부적으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백억대의 성과보수를 나눠본 게 처음이라는 점. 부동산 펀드 및 리츠 운용업계 전체로 보더라도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턴투자운용의 인력은 30여명 안팎. 펀드 설정액 기준 1위 부동산 자산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은 순이익의 30%를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방침을 택하고 있다. 이를 단순하게 적용해 보면 마스턴 직원들은 이번거래로 개인당 1억4000만원씩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2012년 건물 매입 당시부터 매각까지 관여한 핵심 운용역은 3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핵심 관계자는 최소 억대, 많게는 십억대를 분배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람코자산신탁 창립멤버이기도 한 김 대표는 초창기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운용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당시엔 성과보수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 김 대표는 코람코 퇴사 후, 성과보상체계를 통해 최고의 운용역들을 모으겠다는 취지로 2009년 마스턴투자운용을 설립했다. 센터포인트 딜에 관여한 핵심 운용역 중에는 이같은 김 대표의 방침과 함께해온 코람코자산신탁 출신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운용사의 고위 관계자는 “인센티브 규모가 적다면 다른 운용역의 사기에 영향 미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신생 부동산 운용사가 생겨나고, 증권사들도 부동산 금융 시장에 뛰어들면서 부동산 자산 운용역은 ‘귀하신 몸’이 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인센티브를 받은 직후 운용역이 회사를 옮기는 현상을 막고 ‘책임투자’를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수년에 걸쳐 인센티브를 배분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내 최고의 오퍼튜니스틱(두자리수 의 수익률을 노리는 고위험-고수익 추구) 투자자로 꼽히는 안젤로고든은 운용역들의 인센티브를 7년에 걸쳐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단번에 인센티브를 받더라도 수익을 제대로 나눠주는 회사에서 인력 이탈이 일어나겠냐는 의견도 있다. 한 운용역은 “보상이 확실한 회사에 인재가 모이는 것은 인지상정”이라며 “마스턴 분배 사례가 부동산 운용업계에도 제대로된 보상체계가 갖춰지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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