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은 포화상태인데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는?

입력 2016-12-13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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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목 산업부 기자) 특정 제품의 소비가 늘어야 이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의 수요가 늘어난다는 건 산업계의 상식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상식과 다른 추세를 보이는 부품이 있습니다. 바로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입니다.

세계 최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회사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의 한국 지사가 13일 관련 업계 전망을 발표했습니다. 1994년에 이 회사에 들어와 20년 넘게 해당 시장을 살펴보고 있는 강인두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코리아 대표는 특유의 통찰력으로 시장에 대한 전망을 했습니다.

올들어 저조한 애플 실적에서 볼 수 있듯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상태에 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강 대표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OLED 수요가 2020년까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수량 기준으로는 연평균 29%, 면적 기준으로는 35%에 이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 디자인의 변화입니다. 스마트폰 양옆의 테두리를 없앤 삼성전자의 갤럭시7에서 보듯 스마트폰 디자인은 테두리를 없애거나 줄이고 디스플레이의 면적을 넓히는게 대세입니다. 내년에 나올 아이폰 신제품은 테두리가 없고 전면이 모두 디스플레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이렇게 되면 똑같은 크기의 스마트폰이라도 적용되는 디스플레이의 면적이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5.5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스마트폰이면 디자인 변화만으로 6.5인치 이상 디스플레이가 커질 수 있다는 거죠. 갤럭시7에지 처럼 전면을 덮는 것을 넘어 옆으로까지 이어지는 디스플레이의 경우 기존 제품 대비 면적이 40%까지 늘어날 거라고 합니다.

또 하나는 가상현실(VR) 기기의 보급입니다. 대부분의 VR은 스마트폰을 끼워서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를 체험해본 많은 분들은 구토감을 느끼셨을 겁니다. 해상도가 충분히 높지 않아 생긴 문제죠. 강대표는 해상도가 최소 800ppi는 돼야 이물감을 느끼지 않고 가상현실에 몰입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나와 있는 스마트폰은 아무리 좋아야 400ppi의 해상도 밖에 구현하지 못합니다. 800ppi 이상의 해상도를 구현하려면 OLED를 사용해야 합니다. VR이 대중화될수록 OLED는 확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죠. 강 대표는 올해말 전체 스마트폰의 4분의 1 정도인 OLED 패널 비중이 2020년엔 5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같은 논리는 TV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TV시장 자체는 이미 포화상태지만 TV의 크기가 계속 커지면서 액정표시장치(LCD)패널 시장은 성장할 거라는 겁니다. 올해 TV 사이즈는 전년보다 1.6인치 커졌습니다. 강 대표는 TV 사이즈가 1인치 커지면 TV시장 규모는 똑같더라도 8.5세대 공장이 하나 더 필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2020년까지 TV크기 증가 속도는 연평균 0.9인치 정도입니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올해 TV시장에서 공급이 수요보다 6.4% 많다고 분석했습니다. 공급과잉 아니냐구요. 강 대표는 “수요 증가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서는 시장에 실제 수요보다 많은 디스플레이가 깔려 있어야 한다”며 “5~7%정도 공급이 많은게 최적”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최적’ 상태는 내후년이면 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년말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중국의 10세대 LCD공장이 2018년부터 물량을 쏟아낼 전망이기 때문입니다. 2018년 TV 패널 공급은 수요보다 10% 많을 전망입니다. (끝)/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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