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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언론이 선정한 ‘올해의 한국 IB 딜’에 카카오가 인수·합병(M&A)과 주식발행시장(ECM) 분야 등 2관왕을 차지했다. 규모나 방식 면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목을 끄는 거래를 잇따라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해외 자본시장 전문 주간지인 더에셋(The asset)은 최근 국가별로 ‘2016년 최고의 딜(best deal)’을 선정했다. M&A 분야에서는 지난 1월 발표된 카카오의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 거래가 꼽혔다. 거래 액수는 약 1조 9000억원으로, 조 단위 거래가 드물었던 올해 눈에 띄는 대형 거래였다. 또 상장사 간 인수 거래였던 만큼 매도-매수 양측이 재무 자문사 없이 거래를 진행하며 극도로 보안을 유지해 ‘깜짝 딜’이라도 평가를 받았다. 카카오는 로엔 인수 효과로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ECM 분야에서도 카카오는 지난 4월 발행한 교환사채(EB) 거래로 또 한 번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는 올초 인수한 로엔엔터테인먼트 주식을 기초로 약 2억달러(당시 약 2300억원) 규모의 5년만기 EB를 발행해 투자자 모집에 성공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모건스탠리가 거래를 주관했다. 당시 발행일 종가(8만2300원) 보다 27.5% 높은 10만4933원에 교환가액이 설정됐음에도 성공적으로 발행을 마무리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 주가 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EB를 발행했다는 것은 회사의 미래 가치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라며 “이 거래를 통해 로엔 인수를 위해 빌린 브릿지론을 모두 리파이낸싱하는 데 성공하는 등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최고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은 올해 1월 두산이 한국항공우주(KAI) 지분을 처분한 거래가 꼽혔다. 당시 두산 자회사 디아이피홀딩스가 보유한 지분 약 487만주(4.99%)를 블록딜로 처분했으며 크레디트스위스(CS)가 거래를 주관했다. 해당 거래가 있기 일주일 전 또 다른 KAI 주주인 한화테크윈이 먼저 JP모간을 통해 5% 블록딜에 나섰으나 전량 매각에는 실패한 바 있다. 이때문에 오버행 이슈가 커진 가운데 총 3046억원 규모의 지분을 모두 처분해 성공적인 거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채권발행시장(DCM) 분야에서는 기아자동차와 수출입은행이 각각 7억달러, 25억달러 규모로 발행한 글로벌 본드(전 세계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발행하는 채권)가 올해 최고의 딜로 꼽혔다. 기아차는 지난 4월 당시 국내 기업의 해외 채권 발행 사상 최대 규모인 120억달러의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현대캐피탈이 국내 민간 기업 중 처음으로 발행한 5억달러어치 그린본드도 성공적인 발행 사례라고 더에셋은 평가했다. 그린본드는 친환경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특수목적채권이다.
정소람/하헌형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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