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문시장에 밀려드는 '온정'

입력 2016-12-14 18:47  

화재 피해복구 성금 전국 각지서 31억 모여
대구신세계백화점 5억, 현대백화점·이랜드 등도 지원

영업재개 분주한 상인들, 대구시에 대체상가 지정 요청



[ 오경묵 기자 ]
지난달 30일 화재로 큰 피해를 본 대구 서문시장 상인을 도우려는 온정이 전국에서 밀려들고 있다. 생업 터전을 한순간에 잃은 피해 상인들은 하루라도 빨리 영업을 재개하기 위해 대체상가 마련 등 대책을 찾는 데 분주하다.

14일 대구시와 전국재해구호협회 등에 따르면 서문시장 피해 돕기 성금 모금은 522건, 31억여원에 이른다. 2005년 서문시장 2지구 화재 때 성금액(12억원)보다 2.5배 많다.

피해 상인 돕기는 대형 유통업계에서 가장 활발하다. 15일 개점하는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은 5억원을 대구시에 전달했다. 앞서 현대백화점 대구점과 이랜드리테일 동아백화점도 각각 1억원을 맡겼다. 시민과 학생들의 온정도 이어지고 있다. 대구 상서고 학생들은 학교에서 직접 제조한 빵과 고추장 등의 판매 수익금 100만원을 재해구호협회에 전달했다.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는 1억원을, 방송인 유재석 씨와 배우 박신혜 씨는 5000만원씩을 맡겼다. 최미현 재해구호협회 주임은 “엄동설한에 거리로 나앉게 된 상인들을 딱하게 여기는 사람이 많다”며 “온라인 입금자명에 ‘힘내세요’ ‘금액이 적어 죄송합니다’ ‘상인분들 힘내세요’ 등 응원 메시지를 담은 익명의 기부자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전국에서 온정이 밀려들자 실의에 빠져 있던 피해 상인들은 대체상가 마련 등 영업 재개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서문시장 4지구 비상대책위원회는 건물 철거와 신축 전 영업을 재개하기 위해 서문시장 인근 베네시움빌딩을 대체상가로 지정해 달라고 대구시와 중구에 요청했다. 비상대책위 관계자는 “상인들은 내년 설 전에 대체상가에서 영업을 재개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며 “장기화되면 상인들의 고통이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베네시움빌딩은 소유주가 많아 총회 등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임대 협의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기초지방자치단체 사정이 어려운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체상가 마련에는 3~4개월, 새 건물 입주는 3~4년 소요될 것이라는 게 유통업계의 설명이다. 2005년 화재 피해를 본 2지구 상인들은 새 건물에 입주하는 데 6년9개월 걸렸다.

영업 재개가 늦어지면서 일부 상인은 서문시장 내 다른 상가 빈자리를 찾아 나섰지만 여의치가 않다. 4지구 피해 상인 김모씨는 “동산상가나 2지구 등의 상가를 알아보는데 권리금을 터무니없이 높게 불러 선뜻 계약하기가 힘들다”고 털어놨다.

서문시장 4지구는 지난달 30일 화재로 점포 679개가 전소돼 1000억원 가까운 피해를 봤다. 4지구 건물은 지난 1일 벌인 긴급안전진단에서 사용 불가 판정을 받아 철거를 앞두고 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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