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은폐 지시' 귀국 전 최순실 육성 공개

입력 2016-12-14 18:59  

'최순실 국정농단' 3차 청문회…'비선 진료' 논란

"완전 조작으로 몰아라" 전화…고영태에 위증 종용
김상만 "대통령에게 두세번 정도 태반주사 놨다"



[ 유승호 기자 ]
박근혜 대통령 사진에 나타난 얼굴 멍 자국이 “필러 시술 자국 같다”는 증언이 나왔다. 필러는 얼굴이나 이마 등에 콜라겐 등의 물질을 넣어 주름을 없애는 미용 시술이다.

성형외과 의사인 김영재 김영재의원 원장은 14일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박 대통령이) 필러를 맞으며 혈관을 터뜨려서 피멍이 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박 대통령 얼굴에 피멍 자국이 있는데 전문가로서 어떻게 보느냐”는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필러 같다”며 이같이 답했다. 김 의원은 박 대통령이 2014년 5월13일 국무회의를 주재할 때 찍힌 사진을 제시하며 필러 시술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는 세월호 참사 발생 한 달 후로 박 대통령이 유가족 면담을 사흘 앞두고 있을 때다. 김 원장은 “(박 대통령 주치의였던) 이병석 세브란스병원 원장이 최순실 씨를 소개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밤에 청와대에 들어간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처음엔 “없다”고 했다가 “2014년 2월 처음 연락이 와서 들어갔다” “피부 트러블이 있다든지 해외 순방을 다녀와서 얼굴이 부었을 때 몇 번 들어갔다”고 말을 바꿨다. 다만 “박 대통령에게 안면 시술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엔 “필러 시술을 누가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난 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는 “박 대통령에게 두세 번 정도 태반주사를 놓았다”며 “외부에서 갖고 갔다”고 말했다. 김 전 자문의는 “태반주사는 직접 놓았고 혈관주사는 전달만 했다”며 “혈관주사를 누가 놓았는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정기택 전 보건산업진흥원장은 청와대 지시로 해외 순방단에서 제외됐다고 증언했다. 정 전 원장은 “당초 2015년 중동 순방 멤버였다가 막판에 배제됐는데 맞느냐”는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청와대 지시라고 들었다”고 답했다. 정 전 원장은 또 “보건복지부 인사담당자가 찾아와 ‘위의 뜻이니 거취를 정해 달라’고 했다”며 “(위는) 청와대라고 했다”고 말했다.

정 전 원장은 지난해 7월 보건산업진흥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영재 원장의 부인이 운영하는 회사에 대한 지원을 거부했다가 청와대로부터 경질을 당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청문회에선 최씨가 측근들에게 국정농단 사건을 은폐할 것을 지시한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씨는 독일 체류 중 한국에 있는 지인에게 전화해 “고(영태)에게 이게 완전히 조작품이고 이성한(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돈도 요구하고 했다고 (말하게) 하지 않으면 다 죽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16일 현장조사 방침에 대해 “청와대는 국가보안시설로 현장조사가 이뤄지면 경비시스템 등 기밀사항 노출이 불가피하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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