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수입 500만원...자식에게 물려 주고 싶은 직업"

입력 2016-12-15 14:42   수정 2016-12-15 16:00



(공태윤 산업부 기자) “남들은 계단청소해서 얼마 벌까 싶어하는데 저는 이 일을 자식에게도 권하고 싶어요.”

청소전문업체 ’빛그린환경‘의 권혁희 대표의 말입니다. 청소도구함을 실은 봉고를 한대 몰고 부부가 함께 이 일을 한다는 권 씨는 “자기만 부지런 하면 한달 500만원이상 벌 수 있는 직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대기업에 다니면 겉은 멀쩡하고 좋아보이지만 언제 해고될지 몰라 전전긍긍하면서 직장 스트레스를 받잖아요”라면서 “대학 다니는 아들에게 이 일을 배우라고 했습니다”고 말합니다.

아침 8시쯤 제가 사는 4층 빌라 지하주차장에서 계단청소를 하시는 권 대표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이렇게 청소 도중 말을 해준 사람이 처음이라며 질문 하나를 던지면 있는 것 없는 것 다 말씀해 주셨습니다.

권 대표가 이 일을 하게 된 계기는 두번의 잇단 사업 실패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커가는 자식들이 눈에 밟혀 주저앉을 수만은 없었다고 합니다. 친구의 소개로 계단청소라는 직업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부부가 힘을 합쳐 이 일에 나섰습니다. 벌써 계단청소를 한지 5년이 지났는데 지금은 서울 용산구 일대 빌라와 주택 50여곳을 맡아서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명함도 뿌리고 전단지도 돌리면서 부부가 함께 일을 하다보니 어느새 일감이 많이 확보되었답니다. 요즘에는 이런 청소용역도 사고팔기까지 한답니다. 가령 한달 500만원정도의 수입이라면 10배정도인 5000만원의 권리금을 받고 매매를 한다고 하네요. 처음 청소용역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렇게 권리금을 주고 시작을 하는 것도 한방법입니다. 권 대표는 "한 200만원짜리 규모인 2000만원을 투자해서 성실하게 맡겨진 일을 하다보면 입소문이 나고 또 소개 받고 해서 금방 500만원까지 늘릴수 있다”고 말합니다.

권 대표의 경우 하루에 보통 10곳안팎의 청소를 합니다. 한개의 빌라(물론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를 청소하는데 드는 시간은 30분에서 길면 1시간이라고 합니다. 빌라의 계단을 쓸고 밀대로 닦고 빌라 주변을 청소하면 일은 끝입니다. 외벽이나 내벽청소는 다른 청소업체의 몫이라고 하네요. 욕심부리지 않고 남의 영역은 다른사람도 밥벌이를 할수 있도록 남겨두는 미덕이 있는 것 같아 흐뭇합니다.

이렇게 아침에 청소를 하고 다른 곳으로 옮겨 하루 10군데 정도의 청소를 한다고 합니다. 하루 10곳씩 5일간 50여곳을 청소합니다. 그럼 한곳 청소를 하고 얼마나 받을까요? 빌라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8~10만원선이라고 합니다. 저희 집처럼 4층짜리 건물은 8만원, 엘리베이터가 있는 7층이상은 10만원을 받는다고 하네요. 요즘 경기가 안좋고 청소전문업체끼리 경쟁이 있다보니 영업을 위해서 지난해보다 2만원을 낮춰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한달 50곳을 청소하면 400~500만원을 손에 쥡니다. 물론 주말과 공휴일은 다 쉽니다. 여기에 이사철 입주청소도 재미가 솔솔하다고 하네요. 이사청소는 한건당 30만원정도의 수입이 됩니다.

권 대표는 사실 청소일이 3D는 아니라고 합니다. "일이 힘든건 아니에요. 사람들의 시선이 힘들죠.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이런 일을 꺼리는 이유인 것 같아요" 하지만, 청년실업이 심각해 지면서 일부 생각이 깊은 청년들이 청소용역쪽으로 하나둘 눈을 돌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청년취업이 심각한 때 젊은이들이 이런 일을 통해 땀을 가치를 배우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을 맺었습니다. 권 대표가 건네준 명함에는 계단청소,사무실청소,공장청소,학원청소 청소전문업체라고 적혀있었습니다. (끝) /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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