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헌형 기자 ]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65%포인트 오른 연 2.196%에 마감했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내년 시장 예상보다 많은 세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지난 이틀 연속 하락했던 금리가 급등세로 반전했다”고 말했다.
3년 만기 국고채와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전날보다 각각 0.053%포인트, 0.050%포인트 상승한 연 1.697%, 1.888%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 3년 만기 국채 선물 4082계약을 순매도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1조1920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순유출(순매수-만기 상환)됐다. 지난 8월 이후 5개월째 순유출 행진이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0조원어치가 넘는 원화 채권을 들고 있는 프랭클린템플턴이 1년 넘게 채권을 팔아치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원화 채권 보유 잔액은 88조9430억원으로 2012년 12월 이후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외국인 자금 이탈의 배경에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강달러 현상이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깔려 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채권 투자금을 회수할 때 환차손을 입기 때문이다. 서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50원까지 오르면 외국인 자금 유출세가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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