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사업 연 1조로 커져"
[ 좌동욱 / 김태호 기자 ] 국내 3위 종합물류회사인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동원그룹은 동부익스프레스 인수를 통해 연 매출 1조원 규모의 물류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확보했다.
▶본지 9월21일자 A1, 12면 참조
동원그룹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동부익스프레스 대주주인 KTB PE, 큐캐피탈로부터 동부익스프레스 경영권(지분 100%)을 총 4250억원에 인수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양측은 법적 효력이 있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조만간 체결할 예정이다.
인수가는 양사가 지난 9월 양해각서(MOU)를 맺을 당시의 4700억원보다 450억원(9%)가량 낮아진 수준이다.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컨소시엄은 2년6개월 만에 투자원금(3100억원)의 37%에 달하는 1150억원의 매각 차익을 거두게 된다.
이번 협상 타결은 매각 협상이 무산될 것이라는 투자은행(IB)업계 예상을 뒤집는 결과다. MOU 체결 당시 사전에 정했던 두 달여의 배타적 협상 기간을 훌쩍 넘긴 데다 가격에 대한 견해 차가 컸기 때문이다. 교착 상태에 빠진 협상은 향후 우발채무에 따른 손실을 매도 측이 보상하지 않는다는 중재안이 나오면서 급진전됐다. 일반적인 인수합병(M&A)에선 매각 후 우발채무에 따른 손실을 대비해 매도자 측이 매매가의 5~10%를 에스크로 계정(결제대금을 일정 기간 예치하는 곳)에 넣어둔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도 협상 실무진에 “가격과 조건에 연연하기보다는 기업을 인수한 뒤 경영을 신속하게 정상화시키는 방안을 우선 고려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그룹 부회장도 이번 협상에 깊숙이 관여했다.
동부익스프레스는 항만 물류, 물류 창고, 여객 운송, 렌터카, 택배 등 종합물류업을 운영하는 업체다. 작년 매출 7195억원, 영업이익 444억원을 거뒀다. 동원산업의 물류사업본부 매출(2500억원)과 합치면 연매출이 1조원으로 불어난다.
동원그룹은 동원시스템즈와 테크팩솔루션과의 합병안도 연내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좌동욱 /김태호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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