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고 팔고 재상장하는 현대중공업, 신설 지주사 '몸값' 올라갈까

입력 2016-12-16 18:42   수정 2016-12-19 09:10

빅데이터 이 종목

내년 4월 6개 회사로 분할
건설장비·전기전자·로봇 등
비주력 사업부 재평가 기대

지주사 현대로보틱스 '관심'
목표주가 19만원으로 상향



[ 김익환 기자 ] 현대중공업이 인적분할 등을 통해 6개 회사로 쪼개지면서 주가도 상승곡선을 이어갈 전망이다. 비주력 자산을 매각하기 쉽도록 지배구조를 바꿔 구조조정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조선업에 가려 저평가받던 각 사업부가 독립, 제값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분할 이후 재상장되는 신설회사 가운데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현대로보틱스(이하 모든 분할회사 명칭은 가칭)가 각광받을 것이란 평가다.


◆비주력 자산 매각하나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15일 △조선해양(현대중공업) △건설장비(현대건설기계) △전기·전자(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로봇(현대로보틱스) 등 네 개 사업부를 인적분할해 신설회사를 세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태양광과 선박관리 사업부는 각각 조선해양과 로봇사업부의 자회사(물적분할)가 된다. 현대중공업 주주는 내년 4월1일 존속·인적분할을 통해 4개 회사의 주식을 확보하게 된다. 주주의 보유지분 가치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배에 그치고 있다”며 “건설장비·전기전자 신설회사의 주가는 경쟁업체 주가 수준과 비슷한 PBR 1배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17만원에서 19만원으로 높였다. 현대중공업에 뭉쳐 있던 사업이 여섯 개로 쪼개지는 만큼 태양광사업부 등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는 구조조정 작업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위험이 분산되는 것도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주가는 올 들어 16일(종가 14만9500원)까지 70.2% 올랐다. 올해 흑자전환하며 실적이 크게 개선된 효과다. 인적분할이 마무리되면 주가상승 여력이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지주사 역할 현대로보틱스 유망

현대중공업은 분할 이후 현대로보틱스가 지주사가 되는 체제로 개편될 전망이다. 현대로보틱스는 인적분할 과정에서 현대오일뱅크 지분 91.1%와 현대중공업 자사주 13.4%를 넘겨받는다. 이 회사가 넘겨받는 자사주는 인적분할 과정에서 다른 사업회사(현대중공업·현대건설기계·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지분 13.4%로 바뀐다. 현대로보틱스는 앞으로 상장 자회사 지분 2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지주사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신주를 발행해 현대중공업 등의 주주에게 지급하고 현대중공업 등 사업회사의 주식을 받는 주식 교환에 나설 전망이다.

이 회사가 지주사가 되면 수익성도 한층 좋아진다. 지주사로서 자회사로부터 상표권 로열티(수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배구조 개편 이후 자회사가 되는 현대오일뱅크가 상장(IPO) 또는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 IPO)에 나설 경우 지분투자 수익도 기대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올 9월 말까지 영업이익 6487억원을 올렸다. 최진명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로보틱스는 신규 투자를 통해 로봇 생산량을 현재보다 두 배 늘릴 계획”이라며 “현대오일뱅크도 품으면서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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