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동북아를 둘러싼 4강 지도자들의 강력한 리더십이 노정되고 있다. 미국의 트럼프, 일본의 아베, 중국의 시진핑, 러시아의 푸틴 누구 할 것 없이 모두 강력한 지도자들로 구성돼 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10월27일 폐막한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전체회의(18기 6중전회)에서 ‘핵심(核心)’이라는 칭호를 부여받을 만큼 일인 독재 체제를 이뤄냈다. 그는 내년 중국 공산당대회에서 2022년까지 임기를 연장하려 하고 있다. 아베 총리도 2021년 8월까지 임기를 연장해 장기 집권의 발판을 마련했다. 야당들이 지리멸렬하는 가운데 일본 내 지지율이 60%를 웃돌고 있다. 푸틴 대통령도 지지율이 85%에 육박할 만큼 러시아 국민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지도자다. 그 역시 2018년 임기가 끝나지만 연장이 유력하다. 트럼프도 2021년까지 임기가 보장돼 있고 재임하면 2025년까지도 가능하다. 모두 안정되고 파워있는 지도자들이다. 이들 지도자에서 강 대 강(强對强)의 ‘힘의 외교’가 득세하고 있다. 서로 기세 싸움에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생각까지 노출되고 있다. 이들 지도자 간 충돌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들은 그 속에서 견제하면서 연횡 전략을 펴고 있다. 일본과 러시아가 불편한 관계를 무릅쓰고라도 협력하려 하는 것은 이런 강한 리더십의 대치에서 어느 정도 안전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트럼프가 친러 인사를 국무장관으로 내정한 것도 중국 견제라는 의도가 있다. 동북아에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동맹의 힘이 중요하다. 아베는 벌써 내년 1월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즈음해 미·일 정상회담을 실현시키려 하고 있다. 이런 강력한 지도자들 속에 끼인 한국은 현재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민 여론도 탄핵 찬반으로 엇갈려 국제 기류를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굳건한 ‘혈맹’의 가치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게 한국이다. 이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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