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자율주행 콘셉트카 기술 뽐내
피아트도 디트로이트 대신 가전쇼 택해
디트로이트모터쇼선 구글 CEO가 기조연설
54개 IT·자동차 기업, 스타트업 대거 초청
삼성이 인수한 하만·IBM 등도 전시관 열어
[ 강현우 기자 ]
현대자동차는 내년 초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프레스 콘퍼런스(언론 대상 신차 등 발표 행사)를 하지 않는다. 대신 한 주 앞서 개막하는 전자쇼 CES에 집중할 계획이다.
반면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의 자율주행 기술을 이끄는 존 크라프칙 웨이모 최고경영자(CEO)는 디트로이트모터쇼가 새로 마련한 부속 기술전시회 ‘오토모빌리-D’의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현대차·FCA는 CES로
CES가 최근 수년간 자동차업체 참가가 늘어나면서 모터쇼처럼 변하고 있다. 완성차 중심의 전통을 지켜오던 디트로이트모터쇼마저 내년에는 구글, IBM과 다수의 IT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참여하면서 전자쇼 같은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내년 1월8일 개막하는 ‘2017 북미 국제 오토쇼(디트로이트모터쇼)’를 주최하는 디트로이트딜러협회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번에 전시관만 차리고 프레스 콘퍼런스는 하지 않는다.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처음으로 전시관을 열지만 마찬가지로 언론 대상 행사는 하지 않는다.
현대차그룹에서 기아자동차만 전시관을 차리고 프레스 콘퍼런스도 한다. 기아차는 이 자리에서 스포츠 세단 CK(프로젝트명)를 세계 최초로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모터쇼 중 하나인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여는 프레스 콘퍼런스는 국제적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자리다. 그런 기회를 포기하는 이유는 1월5일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CES에서 보여줄 것을 다 보여주겠다는 의미다.
현대차가 CES에서 선보일 기술은 아이오닉 자율주행 콘셉트카에 적용한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다. 레이저를 활용한 레이더인 라이더 등을 활용해 주변 사물을 정확히 감지할 수 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현대차는 CES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도심 도로에서 아이오닉 자율주행차 두 대를 운행하는 이벤트도 벌인다.
세계 7위 완성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도 디트로이트모터쇼 대신 CES를 택했다. FCA는 구글과 함께 미니밴 퍼시피카로 자율주행 기술을 시험해 왔다. 이번 CES에서 처음 공개하는 퍼시피카 전기차에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 공개할 예정이다.
◆IT 기업 적극 유치한 디트로이트
지난 1월 열린 2016 디트로이트모터쇼까지만 해도 주인공은 ‘기술’이 아니라 ‘자동차’였다. 미국을 대표하는 픽업트럭과 대형 세단이 전시장 절반 이상을 채웠다.
2017 디트로이트모터쇼는 달라진다. 54개의 IT·자동차 기업과 연구소, 46개의 스타트업이 참가하는 부속 기술전시회인 오토모빌리-D를 통해 미래 자동차 기술을 대거 선보인다. 1만1000㎡ 전시장에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전기차, 이동 서비스, 도시형 이동수단 등 다섯 가지 부문의 첨단 기술이 전시된다.
크라프칙 웨이모 CEO는 1월8일 오토모빌리-D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그는 “디트로이트는 수십년간 자동차의 중심이었고 앞으로도 실리콘밸리와 함께 미래 이동수단의 중심축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그룹 회장도 오토모빌리-D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자율주행·전동화·커넥티드카: 현재와 미래의 이동수단’을 주제로 강연한다.
IBM과 스타트업 지원기구 테크스타, 제너럴모터스(GM) 산하 카셰어링업체 메이븐은 전시관을 차리고 프레스 콘퍼런스도 한다. 삼성이 인수를 추진 중인 전장부품업체 하만도 전시관을 연다.
CES와 디트로이트모터쇼가 이처럼 닮아 가는 것은 자율주행, 전기차 등 자동차와 첨단 IT의 융합이 점점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자동차산업의 중심인 디트로이트가 미래 자동차 주도권을 잡기 위해 IT 기업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글은 지난 5월 디트로이트에 자율주행 기술개발센터를 열기도 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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