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I: 뷰] 김선신 아나운서 "여신이란 표현이 편견 만들죠"

입력 2016-12-20 14:23  

김선신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인터뷰



대중이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를 바라보는 시선은 가볍다. 전문성보다는 화제성을 먼저 본다. 일부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에게 붙이는 '꽃' '여신' '간판'이란 수식어도 교묘하게 여성을 상품화하는 말이다.

김선신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사진)는 '여신'이라는 표현에 들어있는 직업적 편견을 깨뜨리고 싶다고 말한다. 최근 서울 중구 본사에서 김선신 아나운서를 만났다.

"언론도 '여신'이란 단어를 종종 쓰잖아요. 사실 그런 표현 자체가 편견을 만들고 있는 거예요.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가 나오는 방송이나 인터뷰 기사를 보면 내용보다는 어떤 옷을 입었고, 어떤 머리를 했는 지에 더 주목하죠."

스포츠 방송을 보면 여자 아나운서들은 몸매가 두드러지거나 노출이 있는 의상을 입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대해서는 방송사 내부에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린다. 김 아나운서는 방송사와 아나운서 스스로의 의지에 달린 일이라고 강조한다.

"최근에는 방송사에서도 '의상'으로 화제를 만들려고 하지는 않아요. 의지만 있다면 하지 않을 수 있죠. 주위에 (아나운서) 동료들을 봐도 의상으로 튀어야 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요."

스포츠 세계는 여전히 여성보다는 남성 중심이다.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의 경우 이런 곳을 누비다보니 선수들 관심을 끌기도 하고, 때로 사소한 친분이 오해를 낳기도 한다.

"의식적으로라도 (선수들과) 사적인 만남은 갖지 않아요. 개인적 친분을 일의 무기로 삼지도 않고요. 사적으로 선수들을 만나는 건 프로답지 못한 행동이죠."

김 아나운서는 해마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와 한국인 메이저리거를 취재하기 위해 미국을 찾는다. 그가 경험한 미국은 스포츠 방송의 천국이다.

"ESPN은 프리뷰 세트가 경기장 안까지 들어가요. 한국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죠. 67년 동안 LA 다저스 경기만을 중계한 빈 스컬리가 은퇴할 때 관중의 박수를 받은 것도 말이예요."

미국 스포츠계에서 여성이 갖는 역할이나 지위도 한국과는 많이 다르다. 김 아나운서가 닮고 싶어 하는 스포츠넷 LA의 앨라나 리조는 다저스 전담 리포터로, 야구 시즌 내내 덕아웃과 그라운드를 누비며 선수와 감독을 인터뷰한다.

그는 경기 후 수훈 선수 인터뷰 중 물세례를 맡기도 하는데, 오히려 선수와의 유대감을 느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 스포츠 아나운서를 향한 물세례를 두고 선수의 인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한다.

"미국엔 여자 해설위원도 있어요. 전문적 지식을 갖고 방송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는 거죠. 구단 전담 리포터의 경우 선수들과의 관계가 최소 10년 이상 이어져요. 선수들 삶의 일부분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부럽죠."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
사진=변성현 기자 byun8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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