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만명 푹 빠진 '푹(pooq)'…드라마 독점공급 주효

입력 2016-12-20 17:23   수정 2016-12-21 05:35

문화산업 리포트

지상파 3사의 동영상 서비스 '푹' 약진

월정액 기반 서비스 유료가입자 1년새 67% 급증
1인당 한 달 평균 이용시간 742시간…압도적 1위
미국에 OTT 합작사 내년 설립…K드라마·예능 공급



[ 유재혁 / 선한결 기자 ]
SBS 인기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팬인 직장인 김미지 씨(30)는 밤늦게 귀가하면서도 지난 10회분까지 전편을 실시간으로 시청했다. 지하철에서 ‘푹(pooq)’을 이용한 덕분이다. 푹은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출자해 설립한 인터넷 기반 동영상 서비스(OTT·over the top)다. 푹에서는 실시간 방송뿐 아니라 드라마 시작과 동시에 주문형 비디오(VOD)로도 볼 수 있다.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OTT 시장에서 푹의 급격한 성장세가 주목받고 있다. 푹 관계자는 20일 “월정액 기반 OTT 서비스에서 유료 가입자가 지난해 말(31만명)보다 67% 증가한 52만명을 넘어섰다”며 “유료 가입자가 국내에서 가장 많다”고 밝혔다. 세계 최강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는 국내 유료 가입자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약 6만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푹의 상승세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모바일 이용자 조사업체인 와이즈앱이 지난 11월 한 달간의 1인당 평균 사용시간을 살펴본 결과 푹은 742시간으로 2위인 티빙(400시간)을 제치고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옥수수는 181시간, 유플러스비디오포털 165시간, 올레TV모바일은 104시간으로 나타났다. 푹의 1인당 평균 사용 일수는 8.7일로 2위 올레TV모바일(5.3일)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1인당 평균 실행 횟수(153회)도 2위 티빙(58회)의 세 배에 가까웠다.

푹이 1위에 오른 비결은 킬러 콘텐츠인 지상파 3사 드라마를 독점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푹은 지상파 드라마를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는 유일한 OTT 서비스다. 또한 방송 시작 직후부터 VOD도 즐길 수 있다. 푹은 9월부터 프라임타임에 KBS MBC SBS JTBC 등 네 개 채널의 프로그램 본방송이 시작되면 다시보기가 가능한 ‘온에어VO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른 OTT 서비스에서 3사 드라마를 보려면 3주 후에나 가능하다.

푹이 지상파 드라마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는 건 경쟁사들이 모바일 콘텐츠 사용료를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푹 주주인 지상파 3사는 KT 등 인터넷TV(IPTV) 업체들에 모바일로 콘텐츠를 서비스할 때 별도로 요금을 요구해 가격 조건을 협상하고 있다. 세계 최강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의 한국 내 실적이 부진한 것도 국내 지상파 드라마 등 킬러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한 영향이 크다.

지상파 3사는 푹의 성공에 힘입어 해외 OTT 시장으로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상파 3사는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코리아콘텐츠플랫폼(KCP)이라는 이름으로 합작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3사가 50억원씩 150억원을 출자한 유한책임회사다.

KCP는 미국에서 한류 콘텐츠를 구독형 동영상서비스(SVOD) 형식으로 방영하는 ‘해외판 푹’을 선보일 예정이다. 서비스 명칭은 코리아 콘텐츠 웨이브의 영어 이니셜을 딴 코코와(KOCOWA)로 정했다. 내년 상반기 시범 운영을 거쳐 7월부터 유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KCP 관계자는 “현지 법인을 기반으로 한류 팬들의 구미에 맞는 콘텐츠를 여럿 선보일 계획”이라며 “미국에서 국내 콘텐츠의 경쟁력을 테스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해외 OTT 서비스 업체들도 세계 각국에서 현지인을 겨냥한 킬러 콘텐츠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4일 기존 5개국에서 200개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독일과 인도 등에서 현지 콘텐츠 제작사들과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을 협의 중이다. 넷플릭스는 15일 인도 발리우드의 스타 샤루크 칸과 전속 스트리밍 계약을 맺었다. 한국에서는 영화 ‘판도라’ 해외 독점 배급권을 샀고,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 전액 투자해 내년에 공개한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선한결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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