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이심기 기자 ] 행동주의 경제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저자로 유명한 댄 애리얼리 미국 듀크대 교수가 새로운 책을 내놨다. 그는 《상식밖의 경제학》 등 이전 저서를 통해 경제 주체는 합리적인 존재라는 경제학의 기본 전제를 반박해온 인물이다. 이번에 새롭게 제기한 논점은 ‘무엇이 동기를 부여하는가’다. 책 제목도 《보상(Payoff)》이다.
애리얼리 교수는 많은 기업의 경영진과 관리자들은 돈이 최고의 인센티브라고 믿는다고 지적했다. 성과급을 올려주면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논리다. 하지만 그는 한 반도체 공장에서 한 실험에서 현금 보상은 일시적으로 생산량을 증가시킬 뿐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보상이 사라지면 생산성은 보상 이전 수준보다 낮아진다는 것이다. 그는 돈은 가장 낮은 단계의 동기부여이며, 때로는 의욕을 떨어뜨리기까지 한다고 주장했다.
애리얼리 교수는 동기 부여 과정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며 감사와 칭찬 등 보이지 않는 감정적인 힘이 더 큰 효과를 낸다고 강조했다. 직원들은 돈보다는 업적에 대한 인정과 격려, 성취감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감정은 ‘선의’라는 게 그의 논지다.
이 책은 저자가 2012년 10월 세계적인 강연프로그램 테드(TED)에서 한 짧은 연설에서 시작됐다. 당시 강연주제는 ‘우리는 자신의 일에 대해 얼마나 기쁨을 느낄까요?’였다. 그는 “때로는 이상하고 비합리적인 동기가 복잡하고, 어렵고, 불쾌한 일을 하도록 만든다”고 주장했다.
이 책의 부제는 ‘우리의 동기를 형성하는 숨겨진 논리’다. 애리얼리 교수는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는 실제 이유를 밝히기 위해 유치원부터 대학, 반도체 공장 등에서 이뤄진 다양한 실험결과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동기 부여 못지않게 ‘동기 파괴’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기업이 직원의 동기 부여를 위해 첨단 경영기법을 총동원하지만 관리자의 사소한 언행 하나가 이를 망칠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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