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더링스 선착순 4만2000원
백제·대영CC도 50% 이상 할인
군산CC, 가장 먼저 5만원선 깨
[ 이관우 기자 ] ‘팔고 남은 꼭두새벽 티오프, 9홀짜리 두 번 돌기, 취소된 티오프 긴급 세일….’
10만원 이하의 그린피로 라운드를 즐기려면 감수해야 할 일들이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골프장 500개 시대를 맞은 요즘, 주중 그린피 10만원은 파격 할인이란 명함을 내밀기 어렵다. 5만~6만원대도 이미 흔한 축에 속하고 멀쩡한 18홀 티오프 시간이 4만원대에 나오는 일도 심심찮기 때문이다. 골프장들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부르며 지키고 싶어 하는 5만원 선에도 균열이 가는 분위기다.
2014년 개장한 충남 태안의 현대더링스(36홀·사진)는 내년 1월 말까지 두 달간 주중 하루 5팀씩 선착순으로 그린피 4만2000원을 받고 있다. 자신의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늘보캐디(5000원)와 1인당 1만~2만원 하는 전동카트를 빌려 쓰면 되기 때문에 캐디피를 낼 필요도 없다. 18홀 라운드 총비용이 최저 5만7000원에 불과하다. 현대더링스 관계자는 “초기 반응이 좋아 행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북 군산의 군산CC(81홀)는 그린피 5만원 선을 깬 선두주자다. 이달 5일부터 내년 1월 말까지 카트비를 포함한 그린피를 주중 6만6000원, 주말 9만9000원으로 평균 2만원가량 인하했다. 카트비를 따로 낼 필요가 없는 만큼 사실상 실질 그린피가 주중 4만6000원, 주말 7만9000원인 셈이다. 군산CC는 이미 3년 전부터 노캐디, 셀프카트 제도를 도입해 실질 그린피를 전국 골프장 중 처음으로 5만원대까지 낮춰 골프 대중화의 문을 열어젖혔다는 평을 받아왔다.
단발성 ‘4만원 이벤트’가 잦아진 곳은 주로 충청권 골프장들이다. 충남 부여에 있는 백제CC(27홀)는 지난 20일 선착순 20팀에게 정상가 11만원에서 55% 할인된 4만9000원의 그린피를 받았다. 이 골프장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2부 투어를 치렀을 정도로 코스가 잘 정돈돼 있는 곳이다.
충북 충주의 대영CC(36홀)는 이달 들어 월~화요일 등 부킹률이 낮은 시간대를 골라 4만원의 그린피를 받아 직장인 골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달 들어 27홀 라운드 비용을 주중 11만원(그린피+카트비+식사비)에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는 충주의 킹스데일CC(18홀)도 조만간 실질 그린피가 4만원대인 특가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경기 여주의 한 골프장 대표는 “퍼블릭으로 전환하는 골프장이 워낙 많아지면서 비수기인 동절기에 고객 유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