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후 / 이지현 기자 ] 조류인플루엔자(AI)가 유례없는 속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방역당국은 속수무책이다. “이미 통제 불능 단계로 넘어간 것 같다”(방역 전문가)는 얘기까지 나온다. 독감 의심환자 역시 당국의 늑장 대응 탓에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났다.
2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이후 이날까지 AI에 감염돼 도살처분되거나 예정된 닭과 오리, 메추리 등 가금류는 2084만9514마리에 달했다. 국내 농가가 키우는 전체 가금류의 12.6%다.
살처분된 가금류가 2000만마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역대 가장 심각했던 2014년과 2015년에는 669일간 1937만마리가 살처분됐다. 정부는 농가 간 이동 금지 등 기초 방역에 나서고 있으나 확산 속도가 워낙 빨라 통제하기 어려운 단계로 들어섰다는 게 전문가들 판단이다.
계절독감 확산 추이도 심상치 않다. 지난 11~16일 초·중·고교생 연령대인 7~18세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환자는 152.8명으로 역대 최대였다. 독감 유행이 예년보다 이른 데다 보건당국의 부실한 초기 대응도 한몫했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김재후/이지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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