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용석 기자 ]
21일 SK 인사에서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가 실무형으로 바뀌었다. 계열사 위에 군림하는 조직이 아니라 ‘일하는 조직’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전문성도 강화됐다.
수펙스 산하에는 7개 위원회가 있다. 종전에는 위원장 대부분이 전직 최고경영자(CEO)였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CEO들이 주로 위원장을 맡았다. 이번 인사에선 7개 위원회 중 4개는 주요 계열사 CEO가 위원장을 겸직하게 됐다.
에너지·화학위원회는 김준 SK이노베이션 신임 사장, ICT(정보통신기술)위원회는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커뮤니케이션위원회는 박정호 SK텔레콤 신임 사장이 맡는다. 글로벌성장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정준 SK E&S 사장은 유임됐다.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그룹의 의사결정을 이끌라는 의미다.
수펙스 신임 의장에 50대 조대식 사장이 발탁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 신임 의장은 이번에 신설되는 수펙스 산하 전략위원회 위원장도 겸임한다. 전략위원회는 2012년 수펙스가 처음 출범할 때 전략과 재무, 관계사 평가 업무를 담당하다 2014년 수펙스 조직개편 때 사라졌다. 하지만 2년 만에 다시 부활하면서 관계사 간 협력을 강화해 그룹의 신성장 엔진을 확보하고 성장을 가속화하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SK는 “대내외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적극 발굴하기 위해 수펙스의 역할을 재편했다”고 밝혔다. 그룹 내부에선 이노베이션, 텔레콤 등 현안이 많은 계열사 사장들이 수펙스 위원장을 겸직해 업무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 수펙스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