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냉연강판 박차…현대제철 '세계최고 차강판' 꿈꾼다

입력 2016-12-25 20:24  

현장 리포트

R&D분야 대대적 투자
연구동·생산설비 등에 3000억
AMP개발, 2020년 완성차 공급



[ 안대규 기자 ]
지난 23일 찾은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선 자동차용 고장력 강판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철광석을 녹여 만든 슬라브가 벌겋게 달궈져 거대한 롤러 사이를 통과하자 하얀 수증기와 굉음을 내뿜으며 얇아졌다. 압연하고 물을 뿌려 식히는 연단 과정을 수차례 거치자 슬라브 두께는 30㎝에서 3㎜로 얇아졌고 길이는 10m에서 1000m로 길어졌다. 철 덩어리가 열연코일이 되는 데는 채 5분이 걸리지 않았다. 열연코일은 다시 36개 롤러를 거쳐 2700t의 힘으로 압연돼 냉연코일이 된다. 3㎜였던 철판 두께는 A4 2장 두께인 0.25㎜ 정도로 얇아져 자동차 강판으로 쓰일 만큼 깔끔한 철판으로 거듭났다.

◆세계 최고 수준 車 강판 기술

이곳에서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자동차 강판. 현대제철은 현재까지 90종의 자동차 강판을 자체 개발했다. 작년 말엔 사이드 아우터(자동차 도어 쪽 옆면)용 32㎏급(1㎟ 굵기 철사에 32㎏ 물건을 달아도 끊어지지 않는 강도) 강판을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 최근엔 도어뿐만 아니라 엔진룸의 덮개 역할을 해주는 후드와 바퀴 윗부분 옆면인 펜더에도 적용할 수 있는 50㎏급 냉연 강판을 개발했다. 사이드 아우터, 후드, 펜더는 차체 경량화 추세에 맞춰 가벼우면서도 자동차 외관의 스타일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세밀한 성형공정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고강도 강판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 자동차업계의 관례였다.

구남훈 현대제철 기술연구소 선행연구팀장은 “현대제철은 강하면서도 자유자재로 성형할 수 있는 고장력 강판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현대·기아자동차를 교통사고에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차량으로 매년 선정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투싼과 스포티지 차량에도 현대제철의 80~120㎏급 초고장력 강판을 적용했다. 차체가 가벼워 연비가 향상됐고 원심력을 견디는 힘이 증가해 코너링 주행 시 안전성을 높였다.

◆3세대 냉연강판 개발에 박차

현대제철은 2세대 강판인 ‘트윕강’보다 강도는 높으면서 성형성이 뛰어난 3세대 냉연강판 ‘AMP(복합다상조직강)’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3분기 시제품 생산에 성공해 테스트작업을 하고 있으며 2020년 완성차에 공급할 예정이다. AMP는 초고장력 강판이면서 성형성을 나타내는 연신율이 기존 강판보다 약 90~110% 높다.

현대제철은 자동차 강판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 연구개발(R&D)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순천공장을 증설하고 설비를 개선하는 데 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충남 당진 기술연구소 내에 337억원을 들인 실험동 증축은 이달 안에 끝낼 예정이다. 실험동이 지어지면 200㎏급 초고강도강을 개발하기 위한 시험압연기도 도입한다. 현재까지 세상에 나온 자동차 강판의 강도는 180㎏급이 최고다.

이 밖에 조선분야에선 극지운항 LNG쇄빙선용 고강도 후판을, 건설분야에선 초고장력, 내진용 철근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엔진, 변속기 등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특수강 분야에도 진출해 2018년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당진=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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