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재연 기자 ] 연극연출가인 양정웅 극단 여행자 대표(48·왼쪽)가 디자이너 정구호 씨 사퇴 후 공석이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막식 총연출로 내정됐다. 평창패럴림픽 개·폐회식 총연출은 연극연출가인 고선웅 극단 마방진 대표(48·오른쪽)가 맡는다. 두 사람은 내년 1월 공식 임명될 예정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26일 “평창올림픽 개·폐막식을 맡은 송승환 총감독이 후보를 물색한 끝에 두 사람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양 대표는 연극계에서 의상·음악·무대미술을 활용해 감각적인 미장센을 만들어내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셰익스피어 원작을 한국 전통 미학으로 풀어낸 ‘한여름 밤의 꿈’이 대표적이다. 요정을 도깨비로 바꾸고, 장구와 북 등 전통악기와 한국무용을 통해 원작을 한국적인 색깔로 재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6년과 2012년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런던 바비칸센터와 글로브극장에 한국 연극 최초로 초청받았다. 이후 ‘십이야’ ‘로미오와 줄리엣’ ‘페리클래스’ 등을 과감하게 각색하고 무용, 오페라로 활동 반경을 넓혀왔다.
고 대표는 한국 공연계가 가장 주목하는 극작가 겸 연출가로 꼽힌다. 제36회 ‘올해의 최우수 예술가상’ 수상자로 연극 ‘푸르른 날에’, 창극의 새로운 변신을 시도해 프랑스 무대까지 진출한 ‘변강쇠 점찍고 옹녀’, 소설가 조정래의 원작을 뮤지컬로 제작한 ‘아리랑’ 등을 연출했다.
평창올림픽 개·폐막식 총연출 자리는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었다. 애초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 씨가 맡았다가 중도에 그만뒀다. 패션디자이너이자 공연 연출가인 정구호 씨가 이어받았지만 중도 사퇴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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