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17 프리뷰]자율주행차 시연, 아우디에서 현대차로 바뀐 이유는

입력 2016-12-27 09:37  

현대차 혼다 폭스바겐 등 자율주행차 선보여
ADAS·반도체 생산 부품 업체들 참가도 활발

"자율주행기술 대중화 가능성 엿볼 수 있어"




[ 안혜원 기자 ]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제품은 아우디의 A7 자율주행차였다. A7 자율주행차는 행사 전날인 1월5일 밤(이하 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를 출발해 이튿날 라스베이거스의 CES 행사장에 도착했다. 약 900km 이상의 장거리를 차 스스로 운전한 것이다. 이때 A7은 1억원대를 호가하는 고가의 차량이었다.

다음달 개막하는 'CES 2017'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자율주행기술을 시연한다. 친환경자동차인 아이오닉이 라스베이거스 도심을 운전자없이 달릴 예정이다. 이 차의 가격은 2000~4000만원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시연 차량은 비교적 낮은 가격대"라며 "대량 양산을 염두한 대중 브랜드가 전면에 부각됐다는 점에서 자율주행기술의 대중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자율주행차 개발 중심축이 대중브랜드로 이동"

내년 1월5일 열리는 CES 2017에서는 현대차 혼다 폭스바겐 닛산 등 대중차 브랜드들이 자율주행기술을 선보인다. 그간 CES에서는 아우디를 비롯해 벤츠, BMW 등 고급차 브랜드들이 자율주행기술을 선보였다. 자율주행기술 개발의 중심축이 고급 브랜드에서 대중 브랜드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 자율주행기술 도심 시연과 함께 현지 언론을 대상으로 자율주행 기술 관련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행사장에는 별도의 전시장을 설치하고 커넥티비티(연결성), 자율주행, 헬스케어, 개인용 이동수단, 친환경차 등을 주제로 한 전시물을 공개한다.

이번에 자율주행기술 도심 시연에 나서는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는 CES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주변 도심 4㎞ 구간에서 교차로, 지하도, 횡단보도, 차선합류구간 등 복잡한 실제 도로를 달린다. 현대차는 CES에 앞서 지난 15일 라스베이거스 현지 주요 언론을 대상으로 주·야간 도심 시승회를 성공리에 진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속도로에 비해 예기치 못한 변수가 많은 시내 주행은 상당한 기술력을 요한다"며 "자율주행기술이 도심 등 사람들의 생활권 내에서도 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일본 혼다자동차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자율주행 전기차 '뉴 브이(Neu V)'의 콘셉트 카를 출품한다. 혼다 측에 따르면 이 차는 인공지능 기반의 '감정 엔진'을 탑재해 운전자와 정서적 교감을 할 수 있다.

폭스바겐은 지능형 커넥티비티·지속 가능한 자동차와 관련한 비전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사람과 자동차, 주변환경 간의 연결(네트워킹)에 초점을 맞춘다, 이와 더불어 자율주행기술을 탑재한 자사의 첫 번째 소형 전기차인 I.D.도 최초로 선보인다.


◆ ADAS·D램 등 부품 가치 부각

부품 업체들의 참가도 활발하다. 업체들은 CES를 통해 '능동형 운전자보조장치(ADAS)' 부품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DAS는 무인자동차(4~5단계)로 가기 전 단계인 조건부자율주행(3단계) 또는 부분자율주행(2단계) 수준의 시스템이다.

반도체 부품의 가치도 부각되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반도체 업체들의 새로운 시장이다. 물체를 인식하고 움직이는 물체의 예상 이동 경로도 예측해야 하는 무인차는 메모리 용량이 큰 D램 등의 반도체가 필요하다. 자율주행기술이 대중차량으로 확산되는 만큼 ADAS와 반도체를 생산하는 부품 업체들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현대모비스는 작년 첫 참가에 이어 올해도 참여한다. 전시 면적을 늘리고 부품 수주를 위한 공간을 따로 마련해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벌인다. 독일 부품업체 보쉬는 자사의 자율주행기술을 콘셉트카를 통해 보여준다.

기조연설자 또한 이례적으로 부품업체 최고경영자(CEO)가 맡는다. 자율주행차 반도체 업체인 엔비디아(Nvidia)의 젠슨 황 CEO가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그는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과 게임 등 엔비디아가 첨단을 달리는 분야에 대해 연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ES는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술적 이슈와 중장기적인 방향성을 보여주는 행사라는 점에서 올해는 자율주행 기술의 본격화가 전망된다"며 "완성차는 물론이고 각종 데이터 처리를 위한 메모리 부품 기술 등이 주요 화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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