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개성없다' '마케팅 아쉬워'
거침없는 고객의 쓴소리 들어
"LG만의 아이덴티티 살릴 것"
[ 안정락 기자 ]
“과감한 마케팅이 아쉽습니다.” “LG 스마트폰만의 색깔을 갖춘 디자인이 없습니다.”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대학생, 주부,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파워블로거 19명이 LG전자 경영진에게 쓴소리를 쏟아냈다.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을 총괄하는 조준호 MC사업본부장(사장)이 임원들과 함께 고객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한 블로거 간담회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는 조 사장을 비롯해 김홍주 MC상품기획그룹장(상무), 이현준 MC연구소 상무, 김수영 MC마케팅FD담당 상무 등 LG전자의 휴대폰 개발과 마케팅 관련 임원들이 참석했다.
블로거와 LG전자 임원들은 두 시간 넘게 질의응답과 토론을 이어갔다. 한 블로거는 “소비자 관점에서 기본 성능과 품질, 완성도를 높여달라”고 주문했다. 임원들이 속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하자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이해해달라는 변명으로 들린다”는 질책이 이어졌다.
조 사장은 “과거 시행착오를 거치며 모든 결론은 결국 고객으로 귀결됐다”며 “소비자 의견을 철저히 반영한 제품으로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조급함을 내려놓고 고객이 원하는 것에 더욱 철저히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조 사장과 블로거들은 이날 메모지에 써 붙인 특정 주제(기본기, 아이덴티티 등)를 놓고 토론도 벌였다. 사전에 블로거들이 키워드를 적어 메모지에 붙이면 LG전자 경영진이 선택해 함께 토론하는 방식이었다.
조 사장은 블로거들의 다양한 지적에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지만 LG만의 아이덴티티를 갖추고 고객들이 가치를 느낄 수 있게 혁신할 것”이라며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 우리만의 길을 만들겠다”고 답했다. LG전자는 앞으로 블로거 간담회 등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다양한 행사를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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