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에 온기 돌게…포항시, 상품권 1000억 발행

입력 2016-12-28 18:13  

지자체 상품권 발행 잇따라

포항시 발행규모 전국 최대
학원·음식점 등 전 업종 사용

강원도는 내년에 250억 어치
'조선불황' 거제도 40억 발행



[ 하인식/임호범/김해연 기자 ] 경북 포항시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최대 규모의 상품권을 발행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28일 “시 예산 100억원을 들여 내년에 ‘포항사랑 상품권’을 1000억원 규모로 발행해 철강 경기침체로 얼어붙은 내수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포항사랑 상품권은 전통시장 온누리 상품권과 달리 시와 가맹계약을 맺은 제조업,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학원업 등 모든 업종에서 사용 가능하다. 5000원권 800만장과 1만원권 600만장을 액면가보다 10% 할인된 가격에 지역 금융회사를 통해 판매하기로 했다. 시는 1000억원의 상품권이 시중에 풀리면 2000억원 이상의 지역 유동성 확대와 함께 가맹점당 연평균 1000만원 이상의 매출 증대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사랑 상품권’ 발행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범시민 소비촉진 분위기 조성과 지역 자금의 역외유출 방지, 상권 활성화 등 다양한 경제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는 내년 1월 광역자치단체로는 처음 5000원권·1만원권·5만원권 등 3종류의 ‘강원 상품권’(사진)을 발행한다. 도는 지난 7월 ‘강원상품권 발행 및 운용 조례’를 제정·공포하는 등 제도적 근거도 마련했다. 내년 상반기 250억원 규모의 강원상품권을 발행해 도 및 유관기관의 단체 포상금, 시상금, 물품 구매 등 위주로 유통한 뒤 도 발주사업과 관광상품, 모바일 쇼핑몰 등으로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연간 3조원이 넘는 지역자금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역내 자금순환을 늘려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도내에서만 통용되는 상품권 발행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경남 거제시는 조선업 불황으로 인한 소비절벽 해소를 위해 내년에 40억원 규모의 ‘거제사랑 상품권’을 발행한다. 상품권 소비확대를 위해 거제사랑 상품권 5% 할인행사와 5만원 이상 구매고객에 대한 경품행사도 벌인다.

1996년부터 상품권을 발행한 강원 화천군은 올해 ‘화천사랑 상품권’ 발행규모를 16억5000만원으로 전년보다 2배 이상 늘렸다. 산천어 축제 때 축제장과 음식점, 시장 등지에서 소비를 유도하고 있는데 21년간 누적판매액이 155억원을 넘어섰다. 화천, 태백, 삼척 등 강원도 내 7개 시·군도 지난해 168억원어치의 상품권을 발행했다. 충북 진천군은 ‘1인당 1개월에 1만원 이상 지역상가 이용하자’는 군민 소비운동으로 올해 15억원어치의 상품권을 판매했다. 내년 판매 목표액은 19억원이다.

조재호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영국 브리스틀시는 2012년 브리스틀 지역에서만 유통할 수 있는 ‘브리스틀파운드’를 발행해 지역 중소기업과 골목상권을 지켜냈다”며 “지자체 발행 상품권이 경기침체기 지역경제에 새 활력을 불어넣는 지역화폐로 자리잡도록 정부와 지자체, 민간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항=하인식/대전=임호범/거제=김해연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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