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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심기 특파원)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연중 최대 쇼핑시즌을 앞두고 삼성전자 제품 판매자를 사이트에서 차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마존은 착오라고 강조했지만 압도적 시장지위을 앞세운 횡포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CNBC는 아마존에서 삼성의 휴대폰과 충전기, 케이블, TV 등을 판매하는 사업자들이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둔 지난달 중순 아마존으로부터 갑작스레 판매금지 통보를 받았다고 29일 전했다.
아마존은 ‘samsung@enforcements.markmonitor.com’라는 주소에서 삼성제품의 불법판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메일을 받고서 이를 근거로 판매금지 조치를 취했다. ‘마크모니터’는 디지털 브랜드 보호단체다.
그러나 조사결과 이는 아마존이 신고를 잘못 식별해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메일은 샌프란시스코의 변호사 명의로 된 이메일 주소에서 들어온 것으로 밝혀졌다. 아마존은 한 달여가 지난 지난주에야 잘못을 시인하고 “연중 가장 바쁜 시기여서 지식재산권 침해를 주장하는 진정서의 출처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벌어진 착오였다”고 해명했다.
CNBC는 전문가를 인용, “이번 사태는 관리 측면에서 엄청난 실패(massive failure)”라고 비판했다. 또 아마존의 보복이 두렵다는 이유로 익명을 요구한 한 피해 상인은 사이버 먼데이가 끝날 때까지 판매정지를 당했지만 지난주에 겨우 재개된 업자들도 있다고 전했다.
CNBC는 이번 사건이 아마존의 수백만 입점 상인 가운데 극소수에만 해당하는 것이지만 아마존이 갈수록 거대하고 복잡해지면서 상인들이 겪는 혼란도 적지 않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마존도 규모가 커지면서 위조상품들이 쏟아지고 부정적 평가들이 늘어나는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투서가 들어오면 입점상인의 계정을 폐쇄하는 등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직 아마존 직원은 “현재 아마존은 투서를 보내오는 상대가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적법한 요구를 하고 있는지 효과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고 말했다. (끝)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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