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익환 기자 ]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통합법인인 KB증권이 다음달 2일 출범을 앞두고 1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했다. 자기자본을 4조원대로 늘려 초대형 투자은행(IB)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다.
현대증권은 100% 모회사인 KB금융지주를 대상으로 18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고 30일 공시했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지난 9월 말 기준 자기자본 합계는 3조9816억원이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통합 KB증권의 자본금은 4조1616억원으로 늘어난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초대형 IB 자격을 얻기 위해 자본금을 4조원 이상으로 늘렸다”며 “초대형 IB에 허용된 단기 기업금융 등 신규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8월 금융위원회는 초대형 IB를 육성하기 위해 증권사 자기자본 규모를 3단계로 나눠 기업금융 업무를 차등 지원하기로 했다.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자기자본 200% 한도에서 만기 1년 이내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기업금융 관련 외국 환전 업무도 가능해진다. 자기자본이 8조원을 웃돌면 종합투자계좌(IMA) 운용과 부동산 담보 신탁 업무도 할 수 있다.
자기자본을 확충한 KB증권은 어음 발행으로 재원을 확충해 자산관리(WM)와 기업투자금융(CIB) 사업 역량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다른 증권사들도 초대형 IB로 도약하기 위해 몸집 불리기 경쟁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합병으로 이날 새출발한 통합 법인은 자기자본을 약 6조6000억원으로 불렸다.
삼성증권은 내년 2월1일 354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본금을 4조15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NH투자증권(4조5787억원)과 한국투자증권(4조200억원)의 자기자본도 4조원을 웃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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