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부동산 시장 결산] 아파트 분양 10년 만에 최대 호황…전셋값은 8년 만에 안정

입력 2016-12-3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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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혜정/이해성/ 조수영/ 윤아영 기자 ] 올 한 해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활기가 넘쳤다. 새 아파트를 차지하려는 경쟁은 최근 10년 새 가장 치열했다. 저금리로 갈 곳을 잃은 유동자금은 오피스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렸다. 폭등하던 전셋값도 8년 만에 안정세로 돌아섰고 전월세전환율은 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지역별로 청약 경쟁률이나 아파트 매매값 명암이 확연히 갈리는 양극화도 나타났다. 연말에는 일부 과열지역을 겨냥한 정부의 11·3 대책 시행으로 청약 열기가 한풀 꺾였다. 매매, 분양, 수익형, 전·월세 등 네 분야에 걸쳐 올 부동산 시장을 되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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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매시장

전국 아파트 매매값 0.71% 올라
제주·부산 강세…경북·대구 약세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상승폭은 작년보다 둔화됐다. 또 과열지역과 침체지역이 혼재하는 차별화 현상도 두드러졌다.

3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1~11월)은 0.71% 상승했다. 작년(4.89%)보다 상승폭이 많이 둔화됐다. 지역별 온도 차가 컸다. 제주(6.7%) 부산(3.65%) 서울(3.11%) 등은 상승세를 이어간 데 비해 경북(-3.94%) 대구(-2.97%) 충남(-2.94%) 충북(-1.4%) 등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서울에선 특히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3월부터 10월 사이 급등하던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가격은 11·3 부동산 대책이 나온 이후 수천만원에서 2억원까지 떨어졌다. 3년여간 가격 상승이 누적되면서 서울 마포 등 강북 일부 지역과 잠실, 송파 등지의 단지들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택 거래량은 4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전국의 주택 거래량은 96만4468가구다. 거래량은 2012년 73만5414가구로 바닥을 찍은 뒤 계속 상승하다 지난해 119만3691가구까지 치솟았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TF 팀장은 “최근 3년간 집값이 꾸준히 올라 매수자들이 가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2017년 2월 수도권을 시작으로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거치기간(최장 1년) 없이 원리금을 분할 상환하도록 의무화(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한 것도 주택 거래를 위축시킨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8월에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중도금대출 보증 횟수를 제한하는 등의 규제도 추가됐다.

아파트 분양권은 11월 말까지 35만3560건 거래됐다. 작년(34만82건)보다 늘었다. 서울·부산의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와 수도권 공공택지지구의 아파트 분양권은 차익을 노린 투자자가 대거 유입되면서 전매 거래가 그 어느 해보다 활발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 분양시장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 14.2 대 1
부산 '명륜자이' 523.56 대 1 최고

올해 아파트 청약시장은 최근 10년래 가장 뜨거웠다. 리얼투데이 분석에 따르면 올해 전국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14.2 대 1이었다. 지난해(10.9 대 1)보다 높은 수준이며, 인터넷 청약이 시작된 2007년 이후 최고치다. 지난 1월부터 이달 23일까지 시장에 나온 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은 28만7348가구로, 여기에 408만9673명이 몰렸다. 시·도별로는 부산이 102.3 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세종 50.8 대 1, 제주 36.8 대 1, 대구 36.9 대 1, 서울 23.1 대 1, 광주 20.3 대 1 순이었다. 올해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는 부산 ‘명륜 자이’로 523.56 대 1이었다.

지역별 온도 차는 상당했다. 서울 부산 세종 등지에서는 1순위에서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데 비해 지방 일부에선 1순위 미달이 속출했다. 10월 분양한 서울 반포동 아크로리버뷰는 평균 청약경쟁률이 268 대 1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공급한 충북 진천 양우내안애 해오르미는 270가구 모집에 청약자가 한 명에 불과했다.

정부가 청약 가수요를 억제하는 내용을 담은 ‘1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11월부터 분양시장 열기도 식는 모습이다. 이들 들어 서울 중소형 평형도 1순위에서 미달되고 있다.

올해 전체적으로는 44만여가구가 공급됐다. 11·3 대책 후 분양 일정을 미루는 단지가 늘면서 지난달 분양가구는 전년 동기보다 48.4% 줄었다.

초기 분양률은 전국적으로 하락세가 나타났다. 초기 분양률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을 발급받고 입주자모집승인 후 공급한 민간아파트의 분양 시점 3개월 초과 6개월 이하 평균 계약률을 조사한 것이다. 올 3분기 말 초기분양률은 전국 72%, 수도권 78.4%를 나타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15.7%포인트와 13.7%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기타 지방의 초기분양률은 지난해 4분기 82.6%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올 3분기 55.7%로 내려앉았다. 울산 광주 등은 각각 전년 동기보다 초기분양률이 26.1%포인트와 13.9%포인트 감소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 수익형 부동산

오피스텔 대규모 공급에도 '완판'
임대 수익률은 평균 5.5%로 하락

오피스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은 2016년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상품 중 하나였다. 저금리 기조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유동자금의 상당수가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올해도 오피스텔 공급 물량은 풍부했다. 지난해 6만5997실이 공급된 데 이어 올해도 6만4000여실이 분양됐다. 대규모 공급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조기에 다 팔리는 사례가 많았다. 특히 서울 강남권과 가까운 신도시, 역세권, 광역교통망 개선 지역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수서발고속철도(SRT)가 개통된 동탄2신도시, KTX광명역세권 등에는 뭉칫돈이 몰리기도 했다.

임대 수익률은 올해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2016년 전국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부동산114 기준)은 평균 5.5%다. 이전보다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예금금리 등 일반금리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수익형 부동산 상품 중 1억~2억원대 적은 자금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아파트와 달리 분양권 전매제한, 잔금대출 등의 규제도 받지 않는다.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전용면적을 키우고 단지 내 상가, 커뮤니티시설 등을 확충한 주거용 오피스텔 공급도 늘었다.

상가는 신도시에서 상업지역에 공급되는 수변상가, 가두형(스트리트형) 상가 등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상가주택용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1층은 상점, 2~3층은 주거시설로 사용할 수 있어 실거주와 임대 수익을 모두 잡을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급한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와 단지 내 상가 등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청약 경쟁이 뜨거웠다.

LH가 지난 5월 분양한 인천 영종도 택지지구 내 점포겸용 단독주택(상가주택) 청약은 최고 경쟁률 8873 대 1, 평균경쟁률 353 대 1을 기록했다. 청약열기 과열로 투기 가능성이 제기되자 LH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가구주에게만 1순위 자격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공급 방식을 바꿨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 전·월세 시장

서울 아파트 전셋값 4.3% 상승 그쳐
전세대비 월세 비중 31%대로 '뚝'

올해 전세시장은 2009년 이후 8년 만에 안정세로 돌아섰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009년부터 작년까지(2012년 제외) 매년 연 7~16% 정도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들어 11월까지 4.3% 상승에 그쳤다가 이달 들어 주간단위 기준으로 2년 반 만에 상승세를 멈췄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30일 발표 기준으로 서울 전세 가격 변동률은 0%를 기록했다. 주간단위 변동률이 0을 기록한 것은 2014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최근 8년 동안 상승폭이 워낙 컸던 데다 경기 위례신도시, 하남 미사강변도시 등 서울과 접한 택지지구의 대규모 입주가 시작되면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안정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가율(전세가를 매매가로 나눈 비율)은 하반기 들어 5년여 만에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세가율은 73.3%를 기록했다. 작년 11월(7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강남구는 60.1%를 기록하며 60% 선이 무너지기 직전이다. 서초구와 송파구도 63%와 65.4%로 올해 최저 수준이다.

국지적으로 집주인이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벌어지면서 월세 거래 비중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임차인을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집주인들이 임차인이 꺼리는 월세를 전세로 돌리고 있는 영향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9월부터 서울 아파트 월세(준월세, 준전세 포함) 거래가 전체 전·월세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1%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월세거래 비중은 전세난이 이어지면서 계속 상승해 올해 3월엔 38%까지 치솟았다.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바꿀 때 적용하는 이자율(전월세전환율)도 3년 새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전국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은 4.8%로 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서울·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은 12만373가구로 지난해보다 16% 증가했다. 내년에도 올해보다 40%가량 늘어난 17만290가구가 입주할 것으로 예상돼 전셋값은 안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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