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과일값 껑충…'밥상물가' 6년 만에 최대 상승

입력 2016-12-3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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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무 등 신선식품 지수 6.5% 급등
서비스물가도 2.3% 올라 5년 만에 최고
전체 물가는 1%상승…'체감'과 괴리 여전



[ 김주완 기자 ]
올해 채소 과일 생선 등으로 구성된 ‘장바구니 물가’가 6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반면 전체 소비자물가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세 번째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체감물가와 지표물가 간 차이가 여전히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폭염·폭우로 채소 가격 급등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신선식품 물가지수는 작년보다 6.5% 상승했다. 2010년(21.3%) 이후 최고치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채소 가격이 급등했다. 지난 7~8월 폭염과 폭우의 영향 때문이다. 배추 가격이 1년 전보다 69.6% 오르며 상승폭이 가장 컸다. 무(48.4%) 양배추(33.5%) 마늘(32.3%) 시금치(28.4%) 등의 상승폭도 컸다. 국산 소고기도 전년보다 14.6% 급등했다.

또 다른 서민 체감물가인 서비스물가는 작년보다 2.3% 올랐다. 2011년(2.7%) 이후 5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전셋값은 1년 전보다 3.2% 올랐고, 보험서비스료(23.3%) 하수도요금(17.0%) 시내버스요금(4.9%) 등도 크게 올랐다. 공산품 중에서는 젓갈(12.8%) 소파(8.5%) 빵(3.8%) 수입자동차(2.3%) 등의 가격이 상승했다.

체감물가와 동떨어진 전체 물가

채소 등을 중심으로 장바구니 물가는 뛰었지만 전체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1.0% 오르는 데 그쳤다. 역대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0.7%로 가장 낮았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0.8%)에 이어 두 번째로 상승 폭이 작았다. 물가상승률 1.0%는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안정목표(2%)보다도 1%포인트 낮다. 올해에도 지난해에 이어 국제 유가 하락이 전체 소비자물가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갈수록 괴리 커지는 이유

왜 국민 생활과 직결된 체감물가는 크게 올랐는데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주춤할까. 체감물가의 품목들이 전체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소비 비중이 높은 460개 품목을 꼽아 소비자물가지수를 산정한다. 국민 소비 생활에 주는 영향 정도를 따져 가중치를 매겨 지표를 산출한다. 예를 들어 전체 가중치 합인 1000 중 계란의 비중은 2.4에 불과하다.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계란 가격이 급등해도 전체 소비자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신선식품도 마찬가지다. 해당 품목 수는 50개로 전체의 10.9%에 불과하다. 가중치도 40.3으로 전체의 0.4% 수준에 그친다.

올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의 기여도를 따져보면 보다 명확해진다. 장바구니 물가와 관련된 ‘식료품과 비주류음료’ 가격은 올해 소비자물가를 0.32%포인트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산정 시 가중치는 137.7이다.

반면 ‘밥상 물가’와는 무관한 ‘주택, 수도, 전기 및 연료’ 물가는 올해 소비자물가를 0.14%포인트 낮추는 요인이었다. 가중치는 170.2로 가장 크다. 국제 유가 하락의 영향이 지속됐고 전기료도 인하되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내렸다. 아무리 장바구니 물가가 올라도 다른 품목의 가격이 내려가면 전체 소비자물가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지표물가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하지만 정부는 소비자물가지수 외에도 다양한 물가지수를 발표하고 있다”며 “필요한 목적에 따라 체감도가 높은 통계를 참고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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