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얻으려는 전략인 듯
[ 정태웅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사진)은 1일 신년사를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 단계”라고 말했다.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과시한 것이다.
김정은은 새해 첫날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부인 이설주와 함께 참배하는 것으로 새해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김정은은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송된 신년사 육성 연설에서 “지난해 첫 수소탄시험과 다양한 공격 수단의 시험발사, 핵탄두 폭발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며 첨단무장장비 연구개발사업이 활발해지고 대륙간탄도로켓(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핵 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과 선제공격 능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위협했다. 특히 “우리식의 위력한 주체무기들을 더 많이 개발 생산해야 한다”고 밝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과 300㎜ 신형 방사포 등의 전력도 증강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정은은 “우리 인민을 어떻게 하면 신성히 더 높이 떠받들 수 있겠는가 하는 근심으로 마음이 무거워진다”며 “언제나 늘 마음뿐이었고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 지난 한 해를 보냈다”고 말했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발언을 하기는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해 5월 제7차 당대회를 통해 확립한 통치기반 및 국가 장악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국민 앞에서 몸을 낮춰 민심을 얻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김정은은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관련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미국에 평화협정 체결을 제안한 것과 달리 올해는 미국 새 정부의 대북정책이 윤곽을 그릴 때까지 신중한 대미 행보를 보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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