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광받는 '지속형 치료제'의 딜레마

입력 2017-01-01 19:57  

1주 이상 약효내는 혁신기술
양산체제 구축이 관건



[ 조미현 기자 ] 한미약품이 사노피아벤티스와 맺은 5조원 규모 기술 수출 계약이 일부 해지되면서 ‘지속형 치료제’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몸속에서 1주 이상 약효를 내는 지속형 치료제는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과 함께 상용화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한미약품이 사노피아벤티스와 얀센에 수조원대 기술을 수출한 것은 ‘랩스커버리’라는 지속형 치료제 기술 덕분이었다.

한미약품은 기존 바이오의약품에 특정 물질을 화학적 방법으로 연결해 체내에서 약효가 오래 지속되게 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이 기술을 적용해 한 번 주사에 한 달가량 효능을 내는 당뇨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제넥신과 알테오젠도 각각 ‘하이브리드FC’ ‘넥스피’라는 원천기술로 성장호르몬 당뇨치료제 빈혈치료제 등의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지속형 치료제가 주목받는 것은 투여 횟수를 줄이면서도 효과는 오래가기 때문이다. 정기적으로 주사를 맞아야 하는 환자들의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지금까지 1주일가량 효과가 지속되는 당뇨치료제 등이 개발됐다. 해외에서는 화이자, 암젠 등 다국적제약사가 지속형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지속형 치료제가 임상시험을 거쳐 판매되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난관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몸속에서 오래 머물게 하려면 투여용량이 자연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투여용량이 커지면 몸 안에서 독성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진다. 임상시험 과정에서 적정한 수준의 용량을 찾는 것이 관건이라는 얘기다.

기존 바이오의약품에 캐리어(약효를 지속시키는 물질) 등을 붙이는 공정 과정에서 생산 수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사노피아벤티스와 얀센이 한미약품의 의약품 생산 문제를 지적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형 치료제는 세계 제약·바이오시장에서 떠오르는 블루오션”이라면서도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는 기술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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