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총장 경륜 강점
이재명·황교안 3·4위
[ 정태웅 기자 ] 차기 대선주자 가운데 대북정책을 가장 잘 수행할 후보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꼽혔다.
한국경제신문·MBC 공동 여론조사에서 북핵 및 대북정책을 가장 잘할 것 같은 후보로는 반 전 총장이 22.5%의 응답률로 1위에 올랐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9%로 반 전 총장을 바짝 추격했다. 이재명 성남시장(5.1%),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4.9%), 유승민 개혁보수신당 의원 등이 1, 2위와 큰 격차를 보이며 3~5위를 차지했다. ‘지지 후보가 없다’(16.3%)와 ‘잘 모르겠다’(14.0%)는 응답도 30.3%에 달했다.
반 전 총장은 정통 외교관 출신인 데다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경륜에 힘입어 대선후보 단순 지지율(19.7%)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반 전 총장이 사무총장 재직 시 세 차례나 북한 방문을 추진하는 등 북핵 해결에 적극 나선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문 전 대표는 단순 지지율(25.1%)보다 응답률이 낮았다.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북한에 사전 의견을 구한 뒤 기권했다는 의혹 등으로 보수층에서 불안하게 보고 있는 게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보수층에서 반 전 총장 지지율은 40.7%였고 문 전 대표는 5.2%에 그쳤다.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으로는 ‘국제사회와 공조해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35.1%,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응답이 35.5%,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응답이 26.3%로 나타나는 등 의견이 뚜렷하게 갈렸다. 그러나 대화 혹은 대화·제재 병행 의견이 기존 박근혜 정부가 추진해온 대북강경 기조에 비해 높은 응답률을 보인 만큼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보수는 제재 강화(59.8%), 중도는 대화·제재 병행(42.3%), 진보는 대화(39.7%)에 무게를 실어 이념성향별 지지율이 뚜렷이 구분됐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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