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20조원이 넘는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상승하고 있다. 실적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국인과 기관도 '사자'를 지속 중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두산중공업은 썩 괜찮은 주가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40.9% 올랐다. 지난해 1월19일 기록한 연중 최저가 1만4000원와 비교하면 94.2% 급등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러브콜도 이어졌다. 두산중공업 주식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2015년 말 9.30%에서 지난해 말 13.85%로 늘었다. 같은 기간 기관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212만9915주에서 541만3212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2017년 정유년 첫 거래일도 외국인·기관이 동반 매수에 나서며 주가를 높였다. 전날 두산중공업은 전 거래일 대비 850원(3.13%) 오른 2만80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기관이 10만518주를 순매수했다. 모건스탠리 크레딧스위스 증권 등을 중심으로 외국인의 매수세도 유입됐으나 3시께 매도세로 전환, 5786주를 순매도했다.
이처럼 수급이 개선된 배경에는 '실적'이 있다. 지난해 말 회사는 잇따른 수주 낭보를 울리며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지난해 12월 두산중공업은 인도에서 2조8000억원 규모의 화력발전소를 수주했다. 앞서 10월에는 1조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화력발전소, 9500억원 규모의 필리핀 화력발전소 건설 공사를 연이어 따냈다. 4분기에만 5조원 이상의 수주실적을 달성한 것.
증권업계에서는 두산중공업의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가 20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1년 이후 중공업 부문의 수주잔고가 20조원을 상회하는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중공업 부문 매출액이 6조20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수주잔고는 약 3년치 일감에 해당한다"며 "앞으로 안정적인 매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곧 발표될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두산중공업의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 2716억원, 2389억원으로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할 것"이라며 "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기록하는 것은 2013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고 말했다.
올해도 신규수주가 계속돼 실적에 안정성을 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남아공과 베트남, 국내에서 발전설비 수주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동의 담수사업 등에서 추가 수주가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수주는 올해까지 4년 연속 연간 매출을 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부증권은 올해 두산중공업의 매출액이 15조3380억원, 영업이익 1조62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5%, 16.2%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매출액이 전년대비 증가세를 나타내는 것은 4년 만이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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