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갑봉 수퍼마켓연합회장 "통합 브랜드로 경쟁력 높여 '동네 가게' 되살리겠다"

입력 2017-01-03 17:23   수정 2017-01-04 05:00

협동조합은 지금…

전국 영세 슈퍼 약 7만개
작은 점포 장점·매력 살리고 리모델링해 낡은 이미지 탈피

전국 44개 물류센터 운영
구입단가 낮춰 경쟁력 확보…2018년 구매액 1000억 목표



[ 이민하 기자 ]
동네슈퍼가 사라지고 있다. 대형마트와 할인점, 편의점 등 전문 유통업체에 밀리면서 설 자리가 더 좁아지고 있어서다. 강갑봉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은 젊은 소비자층을 다시 끌어들일 방안을 찾고 있다. 강 회장은 “동네슈퍼는 작은 점포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과 매력이 있다”며 “최신 소비자 흐름에 맞는 매장 디자인과 공동 구매를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 브랜드로 돌파구

지난해 슈퍼마켓 업종 총매출은 36조7000억원이다. 대다수 동네슈퍼는 영세하다.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생계형 가게다. 2014년 2월 취임한 강 회장은 “동네슈퍼는 전국에 6만~7만개 정도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대형마트와의 경쟁과 내수침체 등이 맞물리면서 실질적인 생존 문제를 겪는 점주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공동 브랜드’와 ‘공동 구매’ 사업으로 동네슈퍼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존 동네슈퍼 브랜드인 ‘나들가게’와 ‘코사마트’의 장점을 보완해 통합 브랜드를 만드는 게 강 회장이 추진하는 공동 브랜드 사업이다. 그는 “기존 브랜드가 한계를 지닌 만큼 리모델링을 통한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외부 브랜드 전문컨설팅 업체와 상담을 통해 새로운 구상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코사마트는 연합회가 1993년 4월 선보인 공동 브랜드다. 24년 동안 그대로 유지돼 이미지와 운영 방식이 요즘 추세와는 다소 괴리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들가게는 2009년 10월 중소기업청이 주도해 세운 공동 브랜드다. 지난해까지 전국 1만760개 점포가 문을 열었다. 정부가 주도하다 보니 점주들의 적극적인 참여 및 혁신 의지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공동 구매로 가격협상력 높일 것”

1990년 설립된 연합회는 지역별 52개 중소기업 협동조합과 44개 유통공동물류센터가 모인 연합단체다. 3년 전부터 공동구매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공동구매 규모는 2015년 100억원, 지난해에는 300억원으로 커졌다. 2018년까지 1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강 회장은 “현재 전국 지방조합과 물류센터에서 개별적으로 하고 있는 물품 구매 규모만 총 2000억~2500억원 수준이기 때문에 이를 점차 공동구매로 조율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공동 구매 규모를 확대해 가격협상력과 상품조달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강 회장은 “공동 구매가 늘어나면 도매 구입 단가를 낮출 수 있는 만큼 점주에게 돌아가는 이익도 늘어날 것”이라며 “판매 상품도 소비자가 찾는 인기상품으로 구색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카드 수수료율 낮춰야”

강 회장은 “동네슈퍼의 경우 매출이 일정 수준으로 늘어나면 신용카드 수수료율도 덩달아 높아지는 구조여서 경영난을 호소하는 가게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에도 영세 슈퍼에 대한 신용카드 수수료율 구간 산정에 문제점이 여전히 있다”고 주장했다. 연매출 3억원 미만 슈퍼는 수수료율이 0.8~1.3%다. 3억원 이상은 약 2% 안팎의 수수료를 적용받는다. 강 회장은 “일부 슈퍼의 매출은 담뱃값 등 상품 가격 인상으로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판매 수익률 조정으로 정작 이익은 변화가 없거나 줄었다”고 지적했다.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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