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기간 짧고 보험료 낮아"…명품 서비스로 톱3 올라
아우디·폭스바겐은 최하위…약속이행 등 정성평가 부진
[ 김순신 기자 ]
렉서스, 메르세데스벤츠, 랜드로버의 사후 서비스(AS)가 수입차 중 최고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들 3개사는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2년간 네 차례 시행한 ‘한경 수입차서비스지수(KICSI) 평가’에서 돌아가며 1~3위를 차지해 ‘AS 강자’로 떠올랐다. KICSI 평가는 국내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누적 판매량이 2만대가 넘는 15개를 대상으로 6개월에 한 번씩 이뤄진다. 작년 하반기 4회 평가에서는 렉서스, 랜드로버, 벤츠가 1, 2, 3위에 올랐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누적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BMW는 AS에 대한 소비자 평가가 낮아 7위에 그쳤다. 디젤 게이트와 인증 서류 조작 혐의로 사실상 판매 중지된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AS 부문 평가에서도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렉서스는 KICSI의 최우등생으로 꼽힌다. 2015년 상반기 1회 평가에서 2위를 기록한 뒤 2~4회 평가에서 1, 2위를 번갈아 차지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서비스센터와 작업대 수를 늘려 AS 인프라를 구축한 데다 정성평가 5개 부문(설비, 약속 이행, 적극성, 신뢰성, 태도)에서도 소비자에게 호평받았다. 4회 평가에서는 정성평가 1위, 정량평가 2위에 올랐다.
이형재 국민대 자동차서비스연구소장은 “2005년과 2006년 수입차 판매 1위에 오른 렉서스는 오랜 기간 구축한 AS 인프라가 힘을 발휘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렉서스에 대해 ‘잔고장 없는 차’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데 이것이 서비스 평가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랜드로버는 작년 상반기(3회 평가) KICSI 평가 대상에 포함되자마자 단숨에 1위에 올랐다. 4회 평가에서는 렉서스에 수위를 내줬지만, 정량평가에선 1위를 차지했다. 차값에 비해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AS 작업대 수가 많아 평균 수리기간이 6일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임주혁 보험개발원 자동차보험팀장은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위주로 판매량을 늘리면서 랜드로버의 평균 차값이 벤츠보다 비싼 상황”이라며 “지난해 말 기준 랜드로버의 손해율(차값 대비 보험료)은 68.6%로 2위인 벤츠(82.1%)보다 압도적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1회 평가 때 1위를 차지한 벤츠도 선두권에 머무르고 있다. 정량평가와 정성평가 모두 높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벤츠를 제외한 독일 브랜드는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1회 평가에서 3위에 올랐던 BMW는 4회 평가에선 7위로 주저앉았다. 폭스바겐은 네 차례 모두 최하위에 머물렀다. 아우디도 하위권이었다.
BMW, 아우디, 폭스바겐은 지난 4회 정성평가에서 각각 13위, 14위, 15위를 기록했다. 수리 기간과 약속을 지키는지를 보여주는 약속 이행과 신뢰성 등의 지표에서 세 브랜드는 최하위권이었다. 여춘엽 한국소비자원 서비스비교팀장은 “세 회사는 2010년 이후 차값 할인 공세를 펼치며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섰다”며 “인프라 구축이 차량 판매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AS에 대한 소비자 평가가 나빠졌다”고 말했다.
■ KICSI
한경수입차서비스지수(KED Imported Car Service Index). 국민대 자동차서비스연구소, 한국소비자원, 보험개발원, 한국경제신문사가 함께 평가한다. 만점은 100점. 설문조사를 통한 정성평가와 보험사 손해율 등 정량평가를 절반씩 반영한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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