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하기로
성공요인은 기관 투자수요 많은 1월에 발행 택한 타이밍
"올해 회사채시장 장밋빛 전망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이 기사는 01월04일(06:1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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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회사채 발행로 주목받았던 이마트가 1조원이 넘는 매수 주문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기관의 회사채 투자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1월 효과’를 십분 활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30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이날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청약)에 총 1조9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2000억원 규모로 발행할 계획이었던 3년 만기 채권에 7600억원, 1000억원어치 발행 예정이었던 5년 만기 채권엔 3300억원이 몰렸다. 채권 발행실무는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이 맡았다.
이마트는 수요예측 흥행에 발행 규모를 4300억원으로 늘리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3년물 3100억원, 5년물 1200억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발행 금리는 3년 만기 채권이 연 1.892%, 5년 만기 채권이 연 2.147%가 된다.
이번 수요예측의 성공은 ‘타이밍’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관투자가들이 우량 회사채에 목말랐던 시점에 발행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이마트의 신용등급은 ‘AA+(안정적)’로 10개 투자등급 가운데 상위 두 번째다. 지난해 11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채권금리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많은 기관투자가들이 투자 집행을 중단했고 이에 따른 수요 감소로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연초로 미뤘다. 한달 이상 회사채를 투자포트폴리오에 담지 못한 기관들은 올해 첫 회사채인 이마트의 수요예측에 대거 참여했다.
이마트는 2015년 8월 이후 공모로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관들이 투자 포트폴리오에 담을 여력이 있었던 것도 흥행 성공의 요인으로 꼽힌다. IB업계 관계자는 “우량 회사채 발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기관들이 이마트를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IB업계 일각에선 이마트의 수요예측 성공을 올해 회사채시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으로 해석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의 수요예측 성공은 발행 ‘타이밍’의 승리였다”며 “회사채 시장의 투자심리와 발행환경이 근본적으로 좋아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1월에 롯데쇼핑 CJ헬로비전 등이 회사채 발행에 나서지만 시장금리의 상승 여부 등 시장환경에 따라 투자심리는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신용등급 A0 이하 회사채의 발행은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향후 진행될 다른 수요예측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제기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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