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일감 일본에 추월당했다

입력 2017-01-04 17:35  

17년 만에…작년 수주잔량 선박 2척분 밀려


[ 안대규 기자 ] 한국 조선업체의 수주 잔량이 17년 만에 일본에 추월당했다. 일본 조선업체들도 불황을 겪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자국 해운사 발주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국의 수주 잔량은 1989만893CGT(표준환산톤수)로 일본(2006만4685CGT)보다 17만3792CGT 적었다. 국내 조선업체들이 주로 건조하는 LNG선이 1척에 8만CGT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은 일본보다 LNG선 2척 정도의 일감이 적은 셈이다.

국내 조선업계가 일본보다 수주잔량이 많아지기 시작한 것은 1999년 말부터다. 이후 한 번도 일본에 추월을 허용하지 않았다. 일본 역시 수주잔량이 2015년 말 정점을 찍은 뒤 계속 줄고 있지만 한국보다 감소폭이 작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본 조선업계의 일감 중 50% 정도는 자국 선사의 발주 물량인 반면 한국은 3~4% 수준”이라며 “수출보다 내수의존도가 높은 일본 조선업계가 상대적으로 불황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별 수주 잔량은 중국이 3060만4899CGT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고 한국은 3위로 밀려났다. 하지만 국내 조선업계는 클락슨 통계가 경쟁력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 통계에선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주로 수주하는 고부가가치 해양플랜트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의 수주 실적에서 해양생산설비와 시추설비 등 해양플랜트 비중이 40~70% 수준인 반면 일본은 해양플랜트 수주가 거의 없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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