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정현 기자 ] 중국 위안화 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미칠 여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4일 위안화 기준환율을 달러당 6.9526위안으로 고시했다. 전날 대비 0.0028위안(0.04%) 절하한 것으로 2008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달러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조만간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환차손 우려로 중국 내 외국계 자본이 대규모로 빠져나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중국발 외국계 자본 유출은 국내 주식시장에도 외국인 매도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초에도 8일 연속 위안화가 평가절하되면서 중국 주식시장이 급락했고 국내 코스피지수도 19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어서고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3조달러를 밑돌 경우 자금유출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국내 화장품, 엔터주들이 크게 타격을 입은 가운데 중국계 자본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초 이후 11월 말까지 한국 주식시장에서 1조5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1조원 넘게 순매수세를 보였던 중국인은 2015년 소폭(1360억원) 순매도로 돌아선 후 지난해 ‘팔자’ 규모를 10배 넘게 늘렸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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