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리바트는 이달 중 경남 양산에 부엌가구 브랜드 ‘리바트 키친’ 대리점 매장을 연다. 다음달 개장하는 경기도 수원 직영점 ‘리바트 스타일샵’에도 부엌가구 코너를 따로 둘 예정이다. 올해만 ‘리바트 키친’ 매장 수를 20곳 넘게 늘린다는 계획이다. 기존 리바트 키친 매장수가 25곳인 것을 감안하면 두 배로 가까이 증가한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작년 350억원 수준인 부엌가구 매출을 올해 500억원까지 확대하는 게 목표”라며 “부엌가구 시장 확대를 통해 내년 전체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 “2020년 부엌가구 1000억”
현대리바트의 올해 ‘화두’는 부엌가구다. 침대 소파 책상 장롱 서랍장 등 단품 위주의 가구로는 큰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규모가 큰 부엌가구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 2020년까지 이 부문에서 1000억원의 매출을 거둔다는 계획을 세웠다.
매장수 확대와 함께 라인 증설과 인력보강 등 인프라 구축에도 나선다. 부엌가구 구성품인 대리석 상판 및 상·하부장의 생산 능력을 연내50% 이상 늘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경기도 용인 현대리바트 본사 공장 내 상판 생산라인을 두 배 가까이 확장중이다.
시공팀 인력도 대폭 보강하고 있다. 현재 50팀 가량 있는 시공팀 숫자를 연내 최대 80팀까지 확대한다. 인원만 늘리는 게 아니다. 서비스 품질도 끌어 올린다. 책임 시공제를 실시하고 현대백화점그룹의 서비스 노하우를 전수하기로 했다.
작년 완공한 통합물류센터를 올해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물류 처리와 배송이 빨라지고 사후관리(AS) 대응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엄익수 현대리바트 영업전략사업부장(상무)은 “리바트 키친 전제품에 친환경 E0 등급의 보드를 사용할 것”이라며 “원재자 통합 구매와 자재 공용화를 통해 원가를 크게 낮추고 합리적인 가격대로 경쟁하겠다”고 강조했다.
◆ 인테리어 기업으로 진화
국내 부엌가구는 한샘이 장악하고 있다. 한샘은 부엌가구로만 2015년 72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한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를 넘는다. 부엌가구를 기반으로 일반 가구는 물론, 리모델링 시장까지 진출해 작년에 총 2조원 가까운 매출을 거뒀다.
현대리바트도 2000년대 초반 부엌가구 시장에 진출했지만 그동안 건설사 납품용을 주로 만들었다.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한 영업은 거의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작년 매출이 7000억원을 넘을 정도로 외형이 커지자 부엌가구에서 한샘과 제대로 경쟁해 보기로 방향을 틀었다. 모기업 현대백화점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했다.
가구에 대한 소비 패턴의 변화도 감안했다. 과거 특정 분야만 주로 취급했던 가구 업체들은 최근 주택 내 모든 가구를 판매하는 쪽으로 변화 중이다. 소비자들이 한 매장에서 가정 내 가구를 한꺼번에 구매하는 일이 많아서다.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부엌이나 욕실 등 리모델링 수요까지 일부 흡수하고 있다. 현대리바트 뿐 아니라 에몬스가구 등 일반 가구 업체들이 속속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다. 한 가구업계 관계자는 “가구 업체들이 인테리어 기업으로 한 단계 진화하고 있는 과정으로 볼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