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치졸한 사드 보복'…크루즈선 부산기항 무더기 취소

입력 2017-01-05 18:29  

크루즈 관광객 65만→59만명


[ 김태현 기자 ] 올해 부산항에 오기로 한 외국 크루즈선이 갑자기 무더기로 기항을 줄이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 여파로 항만업계는 물론 부산지역 관광·유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항만공사는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올해 크루즈선 31척이 부산항에 261회 기항하기로 신청했으나 올 들어 지난 4일까지 중국에서 오는 3척이 갑자기 기항을 취소했다고 5일 발표했다.

MSC사의 리리카호가 43회 기항에서 21회로 절반 넘게 줄였고, 프린세스크루즈사의 마제스틱호는 13회에서 11회, NCL사의 노르웨지안 조이호는 8회에서 5회로 부산항 기항을 축소했다. 3척이 총 27회 기항을 줄였다.

이 여파로 올해 부산항에 올 크루즈선 관광객 수는 지난해 말 예상한 65만8580여명에서 59만5900여명으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제여객선사 관계자는 “취소 사태가 더 이어지면 올해 크루즈 관광객은 지난해 57만명보다 감소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국내 경기 침체로 중국인 관광객에 기대고 있는데 크루즈선의 부산 기항이 취소되면 생계가 막막해질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 사태로 부산항 위상이 추락한 상태에서 크루즈 입항마저 취소돼 국제항의 위상이 떨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부산항만공사는 크루즈 기항 취소 배경을 파악하느라 애쓰고 있다. 최준호 항만산업지원부 과장은 “크루즈선이 이유 없이 무더기로 기항을 취소한 경우는 처음”이라며 “취소 이유를 확인할 수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부산항만공사 측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와 연관이 있는 게 아닌지 추측만 하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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