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급등에도 여전히 저평가"
[ 최만수 기자 ]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증권가를 깜짝 놀라게 했다. 증권사 평균 예상치(컨센서스) 8조2900억여원을 1조원 가까이 웃돌았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빠른 스마트폰 사업의 회복과 반도체 호황을 과소평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삼성전자는 ‘깜짝 실적’ 발표에 힘입어 유가증권시장에서 1.80% 오른 181만원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투자자들이 453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증권사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9조원대 영업이익을 예상한 국내 증권사는 한 곳도 없었다.
그나마 HMC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이 8조7000억원대로 가장 근접한 예상치를 내놨다.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BNK투자증권 등은 7조원대 영업이익 추정치를 제시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반도체부문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크게 증가했다”며 “지난해 3분기 갤럭시노트7 사태 파장이 워낙 컸기 때문에 휴대폰 사업이 빨리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구심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속속 높이고 있다. 지난달 노무라금융투자가 국내외 증권사를 통틀어 가장 높은 250만원, 크레디트스위스가 240만원의 파격적인 목표주가를 내놨을 때만 해도 반신반의하던 분위기였지만 실적 호조가 가시화되면서 앞다퉈 상향 조정에 나서고 있다. 맥쿼리증권이 지난 3일 250만원을 제시한 데 이어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교보증권이 가장 높은 235만원의 목표주가를 내놨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목표주가를 기존 215만원에서 220만원으로 올렸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호조에 힘입어 9조원대 중반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2분기부터는 갤럭시 신제품 출시로 휴대폰 사업 이익도 큰 폭으로 호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주가는 작년 한 해 43% 급등했지만 글로벌 경쟁사들과 비교했을 때 비싼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4배 수준으로 애플(14배) 인텔(17배) 등에 비해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분석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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