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환율 방어' 총력전
당국 개입에도 0.52% 떨어져
당분간 큰 폭 하락은 없을 듯
외환보유액 3조달러 유지가 변수
[ 베이징=김동윤 기자 ]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6일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를 2005년 이후 최대 폭으로 절상했다. 전날 외환시장에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인 데 따른 것으로 두 달여간 이어진 위안화 가치 하락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이날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날보다 0.92% 내린 6.8668위안으로 고시했다. 기준환율을 내렸다는 것은 위안화 가치를 그만큼 절상했다는 뜻이다.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이처럼 큰 폭으로 절상한 것은 관리변동환율제를 도입한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중국 본토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시장 환율의 하루 변동폭은 인민은행이 당일 오전 고시한 기준환율 대비 상·하 2%로 제한돼 있다. 인민은행은 원래 기준환율을 임의대로 산정함으로써 위안화 가치를 통제해왔지만, 2015년 8월 환율제도를 시장 친화적으로 개혁한 이후부터는 전날 시장 환율을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다. 인민은행이 이날 기준환율을 고시하면서 위안화 가치를 대폭 높인 것은 전날 상하이 외환시장과 홍콩 역외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각각 0.65%, 1.12% 상승한 것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위안화 가치는 작년 11월8일 치러진 미국 대선 이후 나타난 달러 강세 여파로 최근 두 달 동안 줄곧 하락세를 이어왔다. 미 대선 직전 달러당 6.7위안대였던 위안화 가치가 한때 6.9위안대까지 떨어지면서 7위안대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4, 5일 이틀간 위안화 가치가 1% 넘게 상승하자 외환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선 당분간 급격한 위안화 가치 하락은 없을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4일을 기점으로 상승세로 전환한 데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우선 지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12월 회의 의사록 공개를 계기로 미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고개를 들자 미국 달러화 강세 현상이 한풀 꺾이기 시작했다. 이 여파로 미국 달러화 인덱스는 5일 1% 급락세를 보였다. 인민은행이 새해 들어 개인의 외화 환전 규제를 강화하면서 위안화 가치의 추가 하락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도 위안화 가치 상승 전환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위안화 가치의 향후 흐름과 관련해서는 당분간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이란 의견과 꾸준한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견해가 맞서고 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최근 이틀간 급등에 대한 반작용으로 0.52% 하락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1차 관건은 7일 발표되는 중국의 지난해 12월 외환보유액 지표가 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월 외환보유액이 3조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위안화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심리가 다시 고개를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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