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증시에서 소외됐던 중소형주가 '1월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적 기대치가 높은 IT(정보기술) 헬스케어 업종을 중심으로 외국인의 수급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01년 이후 코스닥지수의 1월 평균 상승률은 5.8%로, 같은 기간 월별 평균 상승률 0.5%를 5.3%포인트 웃돌았다. 전통적으로 1월에 코스닥 시장이 강세를 띈 것이다.
이는 개인 투자자들이 1월에 코스닥 시장을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월 코스닥의 강세는 개인 투자자들이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회피해 12월에 주식을 매도하고, 1월에 다시 매수하는 경향 때문"이라며 "2001년 이후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12월에만 유일하게 순매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개인 투자자는 코스닥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거래대금 기준 지난해 개인의 비중은 코스닥이 90.5%, 코스피가 50.4%였다.
외국인의 수급도 중소형주 1월 효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10년 이후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은 1월에 평균 1200억원을 순매수했다.
학습효과가 주효했다. 임혜윤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매년 1월 코스닥이 강세를 보이면서 1월에는 코스닥이 오른다는 학습효과가 외국인의 매수세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닥 업체들이 정책에 급등락하는 만큼 1월에는 새로운 정책 시행에 대한 기대감도 일부분 작용했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는 트럼프발 대형주 하락의 반사이익도 작용했다. 임 연구원은 "경기민감 대형 수출주의 강세가 트럼프 당선 이후 심화됐고, 이에 대한 부담감에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다"며 "대형 수출주 하락과 동시에 낙폭이 컸던 중소형주로 외국인의 수급이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부터 외국인은 IT(정보기술)를 중심으로 매수세를 확대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코스닥 IT업종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IT업종의 외국인 순매수와 동행한다"며 "지난해 12월 외국인은 코스닥 IT업종을 2370억원 순매수해 코스닥 전체 순매의 72.4%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IT와 더불어 실적 추정치가 상향된 업종 위주로 기대감이 실리고 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실적 추정치가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코스피보다는 코스닥 종목군의 상향 폭이 더 크다"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던 자동차 업종의 1분기 추정치가 환율 효과 등으로 상향조정됐고 음식료 업종의 이익도 최근 상향됐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패널 화학 비철금속 등도 상승추세가 지속될 것이란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낙폭과대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저평가된 종목에도 관심을 기울이라고 조언했다. 임 연구원은 헬스케어업종으로 차바이오텍 디오 뷰웍스 바디텍메드 인터로조 아이센스 등을 추천했다. 소프트웨어업종에서는 카카오 NHN한국사이버결제 등을 꼽았다.
그는 "미국 경기개선과 트럼프 정책 기대감에 따라 경기민감 업종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연초 추가 상승 동력이 부족한 우리 증시에서 이같은 기대감은 코스닥 및 중소형주의 낙폭 만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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