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바이(Best Buy)는 전자제품 및 컴퓨터 관련 제품을 종합적으로 판매하는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이다. 브라이언 던 전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정성을 기울였다. 스스로를 ‘소셜미디어 중독자’라고 하면서 "향후 기업의 명운은 소셜미디어에 달려 있다. CEO로서 가장 중요한 경영활동을 하는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2008년 브라이언 던 취임 후 가장 공을 들인 조직도 다름 아닌 ‘소셜미디어 지원팀’이다. 이 팀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실시간 고객불만을 평균 12분 내 처리해 2010년 매출 497억 달러로 이전 연도 대비 10% 이상 성장시켰다.
베스트바이의 신 성장 동력은 다름 아닌 고객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면서 소셜미디어에 기반을 둔 신속한 고객 서비스라는 게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의 분석이다. 브라이언 던은 계정해킹, 경쟁사 비방 포스팅 등 소셜미디어의 활용으로 인한 위험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셜미디어가 필요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고객이 방문하기를 기다리는 것은 구시대의 마케팅이다. 창을 열고 나가 찾는 게 소셜미디어 시대의 마케팅이다.”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는 현장 직원이 결정한다
입으로만 강조한 것이 아니라 실제 고객 불만을 응대하면서 CEO 브라이언 던이 처리한 건수만도 100여개가 넘는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많은 조직에서 현장직원만 고객 서비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전사적으로 고객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최일선에서 고객을 대하는 직원은 물론 아르바이트생들에게 통제, 관리, 감독보다는 권한을 주고 더불어 체계적인 서비스 마인드 교육은 물론이고 상황별 고객응대서비스 기법들을 전수하고 있다. 왜냐하면 엄격히 보았을 때 많은 고객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존재는 조직의 대표가 아니라 바로 일선 직원들이고 그 직원들을 통해서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가 결정되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보았을 때 역피라미드형 조직구도로 고객을 제일 위에 두고 최고 경영자와 중간 관리자들은 고객을 위해 현장직원을 지원하는 고객 지향적인 조직구도를 갖고 있는 것이다.
2%의 사도고객이 회사를 살린다
‘사도 고객(apostle consumer)’이라고 들어보았는지요. 누군가 보낸 사람, 즉 신이 보낸 사람을 뜻하는 ‘사도’라는 말처럼 이들은 특정 브랜드에 무한한 충성심과 신뢰를 갖고 있다. 그래서 스스로 주변에 전도하기도 한다.
고객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싶다면 현재 자신의 조직에 사도 고객을 얼마나 거느리고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2%의 사도 고객이 기업 매출의 20%를 담당하고 총 매출의 80%를 견인하며 기업 수익에 150% 기여한다고 한다. 애플, 아마존, 스타벅스 등이 대표적이다.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는 물론 매출을 책임져주는 사도 고객이 많은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소수의 사도 고객이 다른 소비자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일반 고객을 사도 고객으로 바꿀 만한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
2017 정유년 새해는 직원을 사도 고객으로 만들자
그렇다면 일반 고객을 사도 고객으로 바꿀 방법은 없을까? 우선 고객이 간절히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탄생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이 무한 신뢰하는 애플제품이라면 밤샘을 해서라도 줄을 서서 구매하고 그 사실을 SNS를 통해 자랑스럽게 홍보하는 사도 고객이 생긴다.
두 번째, 이런 사도 고객의 작은 소리 작은 불만에도 심각성을 깨닫고 귀를 기울이고 정성을 다해야 한다. 밥은 싼 것을 먹더라도 커피만큼은 스타벅스를 고집했던 한 여성 고객은 어느 날 스타벅스의 사도 고객에서 안티 고객으로 바뀌게 되는 사건을 경험한다. 제대로 섞이지 않은 모카를 보고 처음에는 별 감정 없이 커피를 잘 섞어달라고 부탁한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직원의 퉁명한 반응 때문에 기분이 상한다. 거기에 분노를 느끼게 한 것은 바로 자신의 모카커피를 툭하고 함부로 취급하면서 내려놓는 직원의 행동 때문이었다.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라는 것이 있다. 어떤 상품이나 아이디어가 마치 전염되는 것처럼 폭발적으로 번지는 순간을 가리킨다. 그 직원 한명의 단순한 행동 하나가 사도고객의 티핑 포인트를 자극하면서 분노를 폭발시켰다. 결국 그 고객은 스타벅스에 대한 깊은 원한이 생겨서 온갖 SNS에 스타벅스의 불친절에 대한 자신의 분노를 표출했다.
마지막으로 내부고객인 직원을 사도 고객으로 만들어야 한다. 직원도 고객이다.
직원이 사도고객이 되어 자신의 회사를 주변에 자랑스럽게 소문을 내는 기업들이 결국은 고객의 무한신뢰를 받는 것은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2017 정유년 새해에는 직원을 사도고객으로 만들어보는 계획을 세워보자.
박영실서비스파워아카데미 대표 숙명여자대학교 외래교수 박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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