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 전략따라 초과수익 추구
삼성·미래에셋·KB운용 준비 중
올 ETF시장 30조원 돌파 예상
[ 안상미 기자 ] 오는 4월 다양한 채권지수에 투자할 수 있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선보일 전망이다. 일반 펀드와 달리 판매 수수료가 없고, 주식처럼 소액으로 실시간 거래할 수 있는 ETF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지난해 국내 ETF 시장은 순자산 25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채권형 액티브 ETF로 또 한 번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채권형’부터 도입하는 이유
지난해 5월 금융위원회는 ‘펀드상품 혁신 방안’ 중 하나로 액티브 ETF를 허용하는 방안을 내놨다. 미국 캐나다 등과 달리 국내시장에서는 특정 지수를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인덱스형만 상장할 수 있다. 금융위는 상품 다양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액티브 ETF 상장이 가능하도록 각종 ETF 관련 운용 규제를 풀었다.
액티브 ETF는 특정 지수에 연동돼 수익이 정해지는 인덱스(패시브)형과 달리 매니저 재량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꾸려 비교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한다. 김기한 금융위 자산운용과장은 “관련 개정안이 법제처 심의에 올라 있다”며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시행되면 거래소 상장 심사 등을 거쳐 4월께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액티브 ETF가 도입 단계인 점을 감안해 채권형부터 허용키로 했다. 주식형은 매니저의 전략에 따라 비교지수 대비 수익률 오차가 커질 수 있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은 채권형부터 상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소액으로 다양한 채권 투자 ‘매력’
금융투자업계는 액티브 ETF 출시를 계기로 올해 국내 ETF 시장 규모가 30조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 채권형펀드보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ETF로 갈아타려는 기관투자가 수요가 많을 것”이라며 “이들 자금이 유입되면서 ETF 시장의 순자산 규모가 급속도로 불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인 투자자가 소액으로 다양한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점도 채권형 액티브 ETF의 매력으로 꼽힌다.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전무는 “기존 인덱스형 ETF에서는 국고채 등 대표지수를 그대로 복제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 범위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액티브 ETF는 매니저 재량을 인정하기 때문에 국내외 국고채부터 회사채 등에 이르기까지 운용사가 재량껏 다양한 채권지수를 비교지수로 설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미래에셋·KB 등 주요 ETF 운용사들은 ‘최초의 액티브 ETF’ 상장이란 타이틀을 얻기 위해 채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거래소가 동시 상장을 예고한 상태라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설 방침이다.
국내 ETF 시장의 5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은 국내채권형 한 종목을 준비 중이다. 업계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퇴직연금 자금 및 기관투자가 수요를 감안해 국내채권형과 해외채권형을 각각 1개 이상, 3위인 KB자산운용은 3~4종목을 상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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