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부동산담보 공격 대출
중국 자본이 인수한 뒤 덩치 키워
업계선 "후유증 올 수도" 우려
[ 박신영 기자 ] “보험업계에 발을 담근 지 20년이 넘었는데 이런 금융사고는 처음 봅니다.” 한국경제신문이 처음 보도한 ‘육류담보대출 부실 비상…금감원, 동양생명 조사’ 기사(본지 2016년 12월30일자 A14면 참조)를 본 보험사 임원은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 안방보험그룹이 2015년 동양생명을 인수한 뒤 덩치 키우기에 나선 후유증의 하나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육류담보대출은 수입육 담보의 단기 대출로 담보물 등기를 할 수 없어 리스크가 크다. 동양생명은 육류담보대출에 적극 나서 대출 잔액이 3800억원에 이르고 이 중 2830억원 정도가 떼일 위험에 처했다. 같은 담보물을 두고 저축은행과 캐피털사도 돈을 빌려준 것으로 확인돼 담보권 소송 가능성이 커졌다. 동양생명의 육류담보대출 잔액은 2013년 말 1200억원에서 2015년 말 3600억원으로 2년 만에 세 배로 급증했다.
동양생명의 공격적 영업 행보는 이뿐이 아니다. 지난달 말엔 미국 산타모니카비치호텔에 3300억원 규모의 부동산담보대출을 했다고 공시했다. 대주주인 안방보험이 지난해 3월 인수한 호텔로, 계열사에 대규모 대출을 내준 셈이다.
보험업법에서 규정한 계열사 신용공여 한도(총 자산의 2%) 이내지만 워낙 대규모 투자라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산타모니카비치호텔은 부동산담보대출에서 중소기업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동양생명의 중소기업 부동산담보대출은 3100억원가량으로, 기존 대출 잔액보다 더 많은 돈을 산타모니카비치호텔에 내줬다. 동양생명 측은 “담보물이 있고 이자도 연 4.85% 수준인 안정적인 투자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육류담보대출과 함께 산타모니카비치호텔에 대한 대출도 함께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은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도 저축성보험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을 앞두고 저축성보험 비중을 줄이고 있는 다른 보험사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대주주 안방보험의 막강한 자본력은 다른 보험사가 부러워하는 요소지만 최근 동양생명의 급성장 전략은 새로운 리스크가 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신영 금융부 기자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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