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하이닉스, 석달새 1조5000억 벌었다

입력 2017-01-10 20:03   수정 2017-01-11 09:34

반도체 '슈퍼 호황' 수혜
작년 4분기 영업이익 급증

2분기 생산물량까지 판매 '끝'
올 1분기엔 2조원대 무난할 듯



[ 김현석 기자 ] SK하이닉스(부회장 박성욱·사진)가 ‘반도체 슈퍼 호황’에 힘입어 작년 4분기 1조5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의 예상을 2000억~3000억원 이상 웃도는 호실적이다. 이 회사가 분기 영업이익 1조5000억원을 넘긴 건 과거 두 차례밖에 없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이 1조5000억원 안팎에 달했으며 올 1분기엔 2조원을 넘길 수 있다”고 10일 말했다.

이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주력 제품 값이 ‘슈퍼 호황’ 덕분에 지난해 4분기 10% 이상 올랐고, 1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게 가장 큰 요인이다. 이 회사는 또 작년 4분기 D램 최첨단 공정인 21나노미터 공정의 수율을 대폭 올려 생산량을 3분기보다 늘렸다. 낸드에서는 48단 3차원(3D) 낸드 양산에 돌입해 흑자 폭이 커졌다. 4분기 석 달 동안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원가량 올라 환차익도 발생했다. 대부분 메모리를 국내에서 생산해서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도 4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4조7000억원가량을 벌어 전체 영업이익 9조2000억원의 절반 이상을 거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이미 2분기 생산 예정 물량까지 판매가 끝났을 정도로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PC D램 값은 25~30% 올랐고, 서버 D램은 10~15%, 모바일 D램은 3~7% 상승했다. 올 1분기엔 PC D램 가격은 전 분기와 비슷한 25~30% 오를 전망이지만 SK하이닉스가 주력으로 만드는 서버 D램과 모바일 D램은 상승률이 더 가팔라져 각각 20~25%, 10~15% 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덕분에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4분기보다 많은 2조원 안팎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회사의 분기 영업이익 기록은 2014년 4분기에 올린 1조6671억원이다.

IBK투자증권은 이날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의 두 배를 넘는 7조원대에 달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5만7000원에서 6만7000원으로 높였다.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1분기에도 D램 가격 강세가 계속되고 있으며 낸드 수요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4차 산업혁명 현실화에 따른 정보기술(IT) 투자가 기대 이상으로 늘어 반도체 수요가 예상 수준을 뛰어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이날 나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0.4% 오른 4만9750원을 기록했다. 장중 5만200원까지 오르며 2015년 6월4일 이후 처음 5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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