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전 사장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사임의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세대교체를 위해 예정된 수순"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이날 한진그룹은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개별 계열사가 아닌 그룹 차원에서 임원 인사를 단행한 것은 2007년 이후 10년 만이다. 조 사장의 경영 전면 등장이 핵심이다.
조 사장은 지난해 1월 부사장에서 총괄부사장으로 선임된 데 이어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조 사장은 현재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는 조 회장과 함께 부자(父子) 각자 대표체제로 그룹 핵심인 대한항공을 이끌게 됐다.
지 전 사장은 비상근 고문으로 물러났다. 1년간 고문직을 맡게된다. 사임 첫날 서소문 사옥에서는 조 회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 전 사장은 "당분간 회사에 왔다갔다하며 업무를 볼 계획"이라고 했다.
지 전 사장은 그룹 내부에서 한진가(家)의 경영 승계 작업의 상징으로 인식됐다. 조 사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이 '후계자의 경영수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던 2010년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대한항공 사장에 취임한 후 역대 사장 중 처음으로 3연임에 성공하며 6년 이상 회사를 이끌어왔다. 업계에서는 지 전 사장의 사임이 그룹 3세 경영 승계의 마무리 수순으로 보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경영체계가 조 사장 단독으로 재편된 만큼 올해는 조 사장의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과 조종사 노조와의 임금 협상 등 당면한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평가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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