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전망 BSI는 94에 그쳐
[ 이태훈 기자 ] 지난해 하반기부터 살아나기 시작한 수출이 연초에도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업황이 좋아진 반도체 석유화학 수출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하지만 기업들의 수출 체감경기는 여전히 낮아 현장과 지표 간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
관세청은 이달 1~10일 수출액이 11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7% 늘었다고 11일 발표했다.
지난해 전체 수출은 전년 대비 5.9% 줄었지만 연말부터 회복 조짐을 보였다. 지난해 8월 깜짝반등 이후 9월(-5.9%)과 10월(-3.2%) 연속으로 감소했던 수출은 11월 2.5%, 12월 6.4%로 다시 반등하며 2014년 10월 이후 26개월 만에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올해 연간 수출을 플러스로 전환하고 5000억달러 이상의 수출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달 1~10일 수출 실적은 이 같은 정부의 ‘장밋빛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석유제품(121.4%)과 반도체(40.3%)가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석유제품은 국제 유가 상승으로 단가를 회복한 게 수출액을 늘렸다. 반도체는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등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공급은 늘지 않아 국산 제품의 수출 호조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메모리 시장을 독점하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제품이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지역별로도 베트남(93.9%) 중국(45.3%) 유럽연합(41.2%) 일본(33.5%) 미국(16.4%) 등 대부분의 국가에 대한 수출이 늘었다.
기업들이 느끼는 수출환경은 여전히 냉랭하다. 산업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 따르면 675개 제조업체가 예상한 올해 1분기 수출 전망 BSI는 94였다. BSI는 100(전분기 대비 변화 없음)을 기준으로 그보다 낮으면 경기가 전분기 대비 악화될 것으로, 높으면 개선될 것으로 기업들이 예상한다는 의미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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