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나 기자 ] 작년 11월부터 아파트 분양시장이 침체되자 미분양을 우려한 건설사들이 분양가 인하, 중도금 납부 시기 연기, 무상 옵션 제공 등의 혜택을 제공하면서 실수요자 잡기에 나섰다. 분양 아파트 부지에 임대주택 공급을 검토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GS건설은 서울 방배동에서 공급한 ‘방배아트자이’ 아파트에 1차 계약금 정액제와 자체 보증을 통한 중도금 대출을 제공한다. 발코니 확장과 시스템 에어컨을 별도 비용 없이 설치해준다.
수도권에 비해 투자 수요가 적은 지방 분양시장은 혜택이 더 늘어나는 추세다. (주)동양이 강원 원주에서 공급한 ‘남원주 동양엔파트 에듀시티’ 아파트는 계약 후 1년 뒤부터 중도금을 받는다. 실수요자들의 자금 마련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분양가도 기존 원주 도심보다 3.3㎡당 100만원이나 낮은 500만원대에 책정했다.
강원 동해시에 들어서는 ‘북삼 2차 웰메이드타운’은 선호도가 떨어지는 저층과 최상층에 각각 테라스와 다락방을 설치한다. ‘이지더원’ 브랜드로 동탄과 세종시 등에서 주택사업을 펼쳐온 라인건설은 부산 기장군 일광면 일광택지지구에서 공급 예정인 3개 단지(1859가구) 중 최대 2개 단지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라인건설 관계자는 “일반분양을 해도 무난히 팔릴 입지지만 실수요자들의 심리적인 부담을 줄여 미분양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청약자 부담 줄이기에 나선 것은 청약 1순위 요건 강화와 분양권 전매 제한,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 여파로 분양시장이 위축되고 있어서다. 올해 첫 서울 강남권 분양 아파트인 ‘방배아트자이’의 청약 경쟁률은 9.8 대 1로 지난해 분양한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100 대 1) 잠원동 ‘아크로 리버뷰’(306 대 1) 등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한 중견 건설사 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많은 중견건설사가 무너지는 것을 본 업체들이 미리 분양시장 침체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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