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공자님 말씀, 툭하면 회의…지루하면 좋은 리더 아니다

입력 2017-01-1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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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사람과 어울리지 마라

제임스 듀이 왓슨 지음 / 김명남 옮김 / 반니 / 480쪽 / 2만원



[ 김희경 기자 ] 노벨상 수상자는 얼마나 오랫동안 큰 영광을 누리며 살아갈까. ‘과거의’ 노벨상 수상자로 살 시간은 평생이다. 하지만 그 순간 ‘가장 각광받는’ 과학자로 사는 것은 수상 후 1년 정도에 불과하다. 서른넷에 DNA의 이중나선 모형에 대한 연구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제임스 듀이 왓슨도 그랬다.

천재적이었지만 건방졌던 젊은 과학자 왓슨은 한 인터뷰에서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가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후 생활고에 시달리기도 한 그는 다시 연구에 매달리고 세상에 새롭게 적응해 나가며 일어섰다. 그리고 미국 콜드스프링하버연구소를 40년간 이끈 훌륭한 과학행정가로 거듭났다.

《지루한 사람과 어울리지 마라》는 노벨상 수상자 왓슨이 전하는 세상과 삶에 대한 조언들을 유쾌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담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대학 시절, 케임브리지대 연구원, 하버드대 교수, 콜드스프링하버연구소장까지 거치며 배운 인생의 교훈을 여과없이 생생하게 전달한다.

왓슨은 책 제목처럼 “지루한 사람과 어울리지 마라”고 강조한다. 바쁜 사람들을 모아놓고 뻔히 예측할 수 있는 말만 하거나 가치도 없는 문제에 대해 회의하자는 사람을 피하라는 것이다. 만약 스스로가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더욱 위기다. 리더는 참신한 활동이나 사고로 끊임없이 스스로를 재편해야 한다. 왓슨은 “‘타임’ ‘이코노미스트’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을 꾸준히 읽었고, 과학잡지 ‘네이처’에만 갇힌 고리타분한 사람들보다 더 흥미로운 사람이 됐다”고 자부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까운 경쟁자에겐 너그러워져라”는 조언도 건넨다. 남에게 너그러운 태도를 보이면 다음엔 자신이 대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 분야에선 더 그렇다. 과학은 승자가 독식하지 않을 때 더 발전한다. 경쟁자가 의욕을 잃으면, 자신도 연구를 위한 좋은 자극제를 잃는다.

이 밖에도 왓슨은 다양한 삶의 지혜를 전한다. 기적을 필요로 하는 계획은 지지하지 말고, 좋은 연구를 위해선 여행도 자주 다녀야 한다. 결과물을 내놓은 뒤엔 성공에 걸맞은 보상을 요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중간 관리자를 통해 분노를 표출할 줄도 알아야 한다. 또 사람들을 사로잡고 싶다면 좋은 이야기를 가장 먼저 들려주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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